TV용 OLED 패널 수율 상승.. 시장반응은 여전히 숙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최근 대면적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수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대면적 AM OLED 수율 확보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난제지만 TV 시장 창출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M OLED TV 시장이 개화하기에는 아직 시장 반응이 냉담한 상황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근래 대면적 OLED 핵심 생산 공정에서 수율 50%대를 달성하며 생산기술에서 대진전을 이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증착 공정에서, LG디스플레이는 산화물(옥사이드) 기판 공정에서 각각 수율 확보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증착 방식인 SMS(Small Mask Scanning) 수율이 나오지 않아 생산 방식 자체를 재검토할 정도였다. LG디스플레이도 옥사이드 기판 수율 문제로 기판을 제외한 나머지 증착 공정 투자에만 들어간 상태다.

최근에는 이들 공정 기술에서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안정된 수준은 아니지만 이들 핵심 공정에서는 수율 50%를 달성하며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만 해도 한자리 숫자에 그쳤던 수율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세계 최초·최고 신제품도 쏟아내고 있다. 연초 세계 처음 OLED 패널 양산에 돌입한 LG디스플레이는 최대 크기인 77인치 OLED 패널 개발에도 성공했다. 해상도도 초고선명(UHD)급으로 끌어올려 주목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15년 상용화를 목표로 프린팅 방식의 OLED까지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대면적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해외 경쟁국과 확실한 기술 격차를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패널 업체들은 본격적인 설비 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시장 반응이 여전히 차갑고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초고가인 OLED TV보다 초고선명(UHD) LCD TV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획기적인 디자인 등으로 OLED만의 차별점을 강조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최근 곡면 LCD TV까지 등장해 찬물을 끼얹었다.

그렇다고 가격을 낮출 수도 없다. LCD 수준만큼 낮출 정도로 수율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수율을 감안한 AM OLED 생산 능력이 증가하고 있으나, 수요는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올 4분기 출하량은 59만 2000㎡에서 내년 1분기 64만 8000㎡로 껑충 뛰어오르지만, 수요는 49만 5000㎡에서 52만 5000㎡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 생산 수율이 한 자릿수였을 때 TV 한대를 팔면 5000만원~1억원 손해라는 추산이 나올 정도였고 현재 파일럿 라인만으로 수율이 100%에 도달한다고 해도 LCD 가격에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OLED TV가 시장에 안착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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