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돈 몰린다'

서비스와 아이디어 보다는 탄탄한 원천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업체가 범람하면서 오히려 기술 업체가 돋보이고 있는 것. 투자 규모도 비교적 큰 편이다.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기술적 진입 장벽이 높아 모방이 거의 불가능하다. 뛰어난 엔지니어로 이루어진 팀이 대다수로 설령 서비스가 실패하더라도 `인재 인수(acqu-hire)` 형식으로 회생이 가능하다. 대부분 B2B 서비스로 제공돼 서비스 초반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다. 그야말로 `기술력`으로 보여주면 된다.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는 “많은 기술적 난제가 대기업, 공기관 연구소 환경에서 해결되고 있지만 훌륭한 인재가 작은 회사에서 풀어낼 수 있는 기술적 이슈도 많다”며 “모바일 앱 중에서 수많은 버티컬(Vertical) 서비스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기술에 집중하는 스타트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투자가 일어나는 곳도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대부분이다. 최근 파이브락스는 일본 VC인 글로벌브레인에서 25억5000만원이라는 거금을 유치했다. 파이브락스는 모바일 게임을 위한 데이터 분석과 실시간 마케팅, 운영 기능을 제공하는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신인 아블라컴퍼니 운영 노하우가 십분 담겨 있다. 이창수 대표, 노정석 CSO 등 저명한 엔지니어들이 만든 회사라는 점도 주효했다.

에스이웍스는 소프트뱅크벤처스·퀄컴 등에서 20억원이라는 자금을 수혈받았다. 에스이웍스는 모바일 보안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지난 3월 공개한 모바일 보안 SaaS(Software as a Service)인 메두사헤어, 스미싱 가드 등의 제품은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위현종 소프트뱅크벤처스 심사역은 “이미 검증된 회사의 실력과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국내 모바일 환경을 고려할 때 충분히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케이큐브벤처스는 위브랩에 5억원을 투자했다. 케이큐브가 최근 투자한 금액 중 가장 크다. 위브랩은 대기업에서 십여 년 동안 고도화시켜온 검색 기술, 광범위한 데이터를 다뤄 본 경험을 십분 발휘하여 세계적인 소셜 미디어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규모의 정보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법인이 설립되기도 전에 투자가 결정됐다는 점이다.

김진형 KAIST 교수는 “정교한 기술력이 없는 스타트업은 금방 후발주자 먹잇감”이라며 “`바람 불 때 배 띄운다`고 요즘이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충분한 기술력도 없이 서둘러 창업에 나서는 건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표] 기술 기반 스타트업 장점

원천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돈 몰린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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