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강국 기술대국]<기고> 치열한 DNA 염기 서열 분석 기술 경쟁

김기범 미래융합 파이오니어 나노이온소자사업단장(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인간 소망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랫동안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무병 장수`라는 말이 고금을 통해 전해지는 인류의 소망을 담은 것이니 말이다. 다행히 꾸준하게 발전한 현대의학에 의해 우리는 많은 경우 질병을 미리 예방하고 진단하고 적절하게 치료하는 의학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Photo Image

하지만 아직도 인간은 보다 발전된 예방과 진단, 치료 기술을 기대한다. 이를 만족시켜 줄 것으로 예상되는 과학기술 큰 화두 중 하나는 생명체의 모든 정보를 갖고 있는 DNA 염기서열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해 이를 개인에 대한 맞춤 진단과 치료에 활용하고자 하는 연구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융합 파이오니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나노 이온소자 사업단`은 서울대와 숙명여대, 한국생명연구원 연구진이 참여해 `나노 이온소자`를 이용해 생명체 기본 구성단위인 DNA 염기 서열과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 핵심은 반도체 소자를 기본으로 구성하되, 멤브레인 구조에 수 나노미터의 구멍 (나노포어)을 뚫고, 이를 DNA와 단백질이 함유된 수용액 속에 넣은 뒤 전기장에 의하여 DNA와 단백질이 나노포어를 지나는 순간의 물리적 신호 변화에 의해 염기서열 및 아미노산 서열을 분석하고자 하는 방법이다.

분석 방법은 기존 염기서열 분석 방법이 매우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을 해결해 보다 빠르고 경제적으로 염기와 아미노산 서열을 분석하는 장점이 있다. 또 기존 화학적 방법에 의한 통계적 결과에 의존하던 것을 물리적인 방법에 의하여 단분자 수준에서 분석하려는 시도로 이해될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인간 DNA염기 서열을 하루 정도 시간에 100만원 수준에서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진행되는데 연구팀에서 수행하는 방법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유력한 기술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아직도 많은 기술적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새로운 개념이 도출되고 시도되는 것은 기존에 이루어진 반도체 집적기술 발전과 그에 따른 나노기술 태동과 발전이 새로운 과학기술에 접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시라 할 수 있겠다.

생명현상 기본이 되는 DNA염기 서열은 1㎚ 이하 크기의 4가지 염기분자 구성에 의해 이루어져 있고(4진법 체계), 분자 사이의 거리가 0.5㎚ 이하이기 때문에 이 정보를 읽어 내기 위해서는 앞으로 분석기술 분야에서 현저한 기술적 진보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행히 우리는 반도체와 나노기술에 있어 세계적인 수준에 와 있으며, 반도체와 나노 기술을 바이오 기술에 접목하면 미래 융합기술 발전에 혁혁한 기여를 할 것이다.

kibum@snu.ac.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