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튀니지 노점상 청년의 분신 자살로 시작된 중동의 봄은 리비아, 이집트, 예멘, 시리아를 거쳐 터키로 확산됐다. 최근에는 다시 이집트 무르시 대통령 실각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란은 지난 7월 1일부터 미국 경제 제재 강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시리아 내전은 정부군 반격으로 앞으로도 수년 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는 말라키 총리 집권 이후 뿌리 깊은 시아파와 수니파 갈등으로 수년째 사회불안과 테러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2009년 11월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 모라토리움 선언으로 사망선고를 받았던 두바이 경제가 중동 불안을 딛고 다시 비상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정치·사회적 불안에도 두바이는 `매우 안전한 지역(Safe-Heaven)`이라는 인식으로 중동 지역 부유층 인구와 자본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 두바이 부동산시장은 회복세를 넘어서 과열 양상까지 보인다. 두바이 주식시장 역시 6월 말 기준 연초 대비 37% 상승하는 등 두바이 경제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두바이에는 아랍의 봄 이후 20만 명의 인구가 추가로 유입됐다. 작년에만 1만6680명의 외국인이 125억 달러를 두바이 부동산에 투자했다. 석유가 별로 생산되지 않아 주로 중계무역과 내수 소비재 수입에 의존하는 두바이의 무역 역시,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로 양국 간 거래가 지난해 전년보다 31% 감소했다. 그럼에도 다른 아랍 국가와 교역이 더욱 활성화됨에 따라 전체 무역이 13% 증가하는 등 중동 중계무역과 물류 기지의 중심지 역할을 공고히 하고 있다.
두바이 경제위기 이후 대거 빠져 나갔던 기업 역시 회귀하고 있다. 자유무역단지에 신규로 입주한 기업 수는 지난해에만 471개사로 전년대비 82%나 증가했다. 모라토리움 선언이후 4년여 만에 두바이가 중동아프리카지역 비즈니스 중심지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런 경제 회복세를 기반으로 두바이 정부도 자신감을 되찾아 그동안 경제위기로 연기되었던 각종 대형 프로젝트를 재개하거나 신규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두바이정부는 지난해 11월 당초 2008년에 발표한 이후 경제 위기로 연기했던 `모하메드 빈 라시드 도시(Mohammed bin Rashid City)` 사업 재개를 선언했다. 신도시 개발계획에는 세계 최고 매장면적을 자랑하는 두바이 몰보다 더 큰 쇼핑몰과 100여개 호텔을 건설이 포함되어 있다. 또 연간 3500만명의 관광객을 수용 가능한 공원 및 유니버셜 스튜디오도 설립된다. 지난 2월에는 런던의 명물인 160미터 높이의 런던아이보다 50미터나 더 큰 세계 최대의 전망대(Ferry Wheel)를 포함한 관광, 레저 중심의 인공섬 `블루 워터스 아일랜드(Blue Waters Island)` 개발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이 밖에도 `BBC(Business Bay Canals)` 확장계획, 7성 호텔인 버즈 알 아랍 호텔(Burj Al Arab) 인근 관광명소인 마디낫 주메이라(Madinat Jumeriah) 지역 빌라단지, 상업지역 건설계획 등 대형 프로젝트 추진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바이 경제는 올해 중동의 불안을 딛고 비상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 약 1300억 달러에 달하는 외채와 부동산과 주식시장 과열이 걱정거리로 남아 있지만, 이라크의 종파분쟁 지속, 시리아 내전의 장기화, 두바이 제1의 재수출국인 이란의 경제 제재 심화 등과 같은 중동의 정치사회 불안이 두바이에 오히려 반사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분간 두바이경제의 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의 두바이 등 중동시장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
한선희 KOTRA 중동지역본부장 shan@kotr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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