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영어선생님 이근철 소장이 말하는 '창조경제'

[창간 31주년 특집]창조, 사람에게 묻다

“모든 것은 문화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그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굿모닝팝스 진행자로 더 잘 알려진 이근철영어문화연구소장(48)이 창조경제와 관련 문화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25세 때부터 대학교 강연을 시작해 다방면에서 국민 영어선생님으로 등극한 그지만, 어느 새인가 부터 강연 내용 중 80%는 열정과 창의, 문화의 중요성을 전파하는데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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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매일 등교해서 별 탈 없이 학업에 매진하고 방과 후엔 친구들과 노느라 정신이 팔렸던 평범한 학생이 비유학파 영어 전문가로 거듭나게 된 것도 영어권 문화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영어로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영화음악을 통해 문화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기 시작한 후 도서관에서 음악잡지를 뒤지고 외국인과의 대화로 그 사회를 이해하면서 자연스레 남들과는 다른 영어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이 소장이 유독 문화에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모든 언어와 행동의 근원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미국이 왜 총기사용을 금하지 않는지, 오바마 대통령이 왜 대한민국의 교육시스템에 매료됐는지도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알기 힘들다는 견해다.

마찬가지로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도 우리 문화의 특성에 맞게 가야한다는 입장이다. 이 소장은 “수천년에 걸쳐 정립되어 온 우리의 문화 특성상 강점이 있는 부문이 있고 단점이 있는 부문이 있다”며 “이를 살려 다른 산업과 접목하면 새로운 가치의 상품이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미국은 청소년기 문화로, 유럽은 노년기 문화로, 우리나라는 정답이 중요한 관계지향적 문화로 정의했다. 정답만을 요구하는 문화에서는 새로운 답, 새로운 방법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가 떨어지는 만큼 다양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만들어 질 때 창의성이 발휘된다는 해석이다.

최근 이 소장은 교육과 디바이스, 문화를 한 데 버무린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를 준비 중에 있다. 25세 젊은 나이에 처음으로 연세대 강단에 섰던 이후 가장 큰 도전이다. 앞서 뉴욕생활을 콘셉트로 게임을 하듯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뉴욕스토리` 제작에 참여하면서 서비스와 문화의 접목 가능성을 보여줬던 그다.

그는 다른 산업 역시 문화콘텐츠 접목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튠즈가 없는 애플을 상상할 수 없듯이 제품과 서비스에 그곳에서만 제공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담는다면 그 가치는 값을 매기기 어렵다는 견해다. 이 소장은 “세계 탑 순위에 올라와 있는 기업은 제조업이지만 기기만으로 승부를 해서는 결국 가격경쟁으로 밖에 갈 수 없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그 기기만이 제공할 수 있는 문화와 콘텐츠로 가격 없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는 경계를 당부했다. 이 소장은 “창조성도 좋지만, 때로는 정답도 필요한 만큼 다양성을 인정하고 조금씩 변해야 한다”며 “파랑과 남색이 엄연히 다르듯 5%만 다른 색을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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