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특집2-창조, 현장에서 찾다]<인터뷰>김한욱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이사장

“고졸 출신에 동사무소 9급 말단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주국제 자유도시 개발센터(JDC) 이사장이 됐네요(허허). 대학교 한번 가고 싶어서 방송통신대를 두드렸습니다. 그런데 10여 년간 졸업 못했어요. 최고의 늦깎이 불량학생이죠. 그렇지만 제주도에 돌이 몇 개인지, 야자수가 몇 그루인지 알고 있는 이사장은 저 밖에 없을 걸요?”

당황스러웠다. 제주도 국제자유도시 프로젝트의 총괄 수장, 김한욱 JDC 이사장의 솔직함에 `저런 말을 가감 없이 할 수 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취임 2개월이 지난 새내기 김한욱 JDC이사장은 제주 국제자유도시 프로젝트를 직접 실행에 옮기기 위해 투입됐다. 알고 보니 1997년 제주 국제 자유도시 프로젝트를 처음 구상한 장본인이 바로 김한욱 이사장이다.

그에게 왜 제주도를 `관광특구`에 머물지 않고 국제 자유도시로 만들어야 하는가 물었다. 김 이사장은 “지구상에 214개 국가가 존재하는데, 제주도는 16개국을 제외하면 모두 비자가 필요 없다”며 “자본 이동은 기업이 돈을 벌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고, 제주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제주의 주력산업은 한국 지방 소재의 주력산업과는 체질이 다르다고도 말했다. 관광 산업 중심의 3차산업이 80%를 차지하지만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다. 때문에 관광산업 위주로만 성장해왔다고 진단했다. 대신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등 새로운 지식산업을 관광특구라는 지역적 우위를 활용해 결합할 경우, 그 시너지는 배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휴양형 주거단지, 헬스케어 타운, 영어교육 도시 조성 등이 각기 분리된 게 아니다”며 “먹고 즐기는 관광과 힐링 중심의 의료, 교육, 지식산업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집약 산업”이라고 밝혔다. 그 예로 제주 영어교육도시 조성과 관련 김 이사장은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란 속담을 반대로 만들고 싶다”며 “강남권 학생이 제주 학교로 들어와 공부하고, 그 인재들이 세계로 뻗어나간다면, 유학 등으로 낭비되는 외화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일본과 중국을 비롯 동남아지역 학생을 제주로 유입시켜 새로운 국제학교 메카로 만든다면, 외국계 기업의 복지 인프라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자유도시 산업의 이면에는 제주도의 관광 산업이 녹아있다고 강조했다. 최첨단 지식산업을 모토로 내걸었지만,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고, 딜레마로 작용한다고 말이다. 그는 “제주의 장점은 보고, 먹고, 놀고, 즐기는 장점이 있지만 여기에만 머물면 안 된다”며 “하와이나 그리스, 이탈리아는 조상들이 만들어 놓은 신전이나 부서지다 남은 도로 등을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돈을 벌어들인다”고 말했다.

그 이면에는 많은 외국 자본이 유입되고, 이를 철저히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다만 그는 관광을 관광산업으로 끝내지 않고, 이를 경쟁수단으로 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제주에 최첨단 SW기업이 입주하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무실과 입주 공간, 복지공간을 원스톱으로 마련해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