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기대는 내년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연말 내놓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기존 모바일용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비슷한 구성의 소재를 채택하기로 했다. 당초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종전과 다른 공통층·발광층 소재를 적용키로 해 관심을 모았으나 첫 양산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이 AM OLED 신소재 주력 공급사로 부상할 기회는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초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새로운 소재군 `M5`를 적용할 예정이었으나, 양산 검증이 이뤄진 기존 소재군으로 최근 결론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공통층(음극·전자수송층·정공수송층·양극 등)과 발광층(RGB) 소재군을 M시리즈로 구분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른 소재가 많이 들어가지만 공통층·발광층 소재 간 호환이 가장 중요하다. 갤럭시S3까지는 적색만 인광재료인 M2 제품군이, 갤럭시S4부터는 녹색 발광체까지 인광재료인 M4 제품군을 각각 사용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는 새로운 공통층·발광층 소재로 구성된 M5를 채택키로 했었다. 하지만 M5는 내년으로 미루고 연내 나올 첫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M4와 유사한 M4′를 적용하기로 했다. 처음 양산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 구성까지 바꾸는 데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서 크게 바뀌는 소재는 기판과 봉지재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M5에는 제일모직의 OLED 소재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은 M4에서 전자수송층(ETL) 소재를 공급하면서 OLED 소재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ETL은 OLED 소재 중 비중이 적어 공급 물량은 미량에 지나지 않았다. M5에는 ETL과 함께 정공수송층(HTL)도 제일모직이 공급하기로 했다. HTL은 다른 소재 층보다 5배 이상 두껍게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M5가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지금까지 검토됐던 M5의 소재 구성 자체도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제일모직이 얼마전 독일 노발레드(Novaled)를 인수하면서 OLED 소재 기술을 보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이다. 노발레드는 보조 소재인 도판트를 주로 공급하지만, OLED 관련 각종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원천기술 기업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OLED 디스플레이는 어떤 소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수명·밝기가 달라진다”며 “같은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기업들마다 고유 특성이 있어 호환성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