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특집2-창조, 현장에서 찾다]변모하는 산단 테마클러스터

테마클러스터는 정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이 전국 산업단지(산단)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시작됐다. 올해 2년차지만 산단공의 대표적 사업으로 부상했다. 뿌리는 2005년 시작된 클러스터사업이다. 테마클러스터는 이전 클러스터와 다르다. 2005년 이래 지난 8년간의 클러스터 사업은 정부와 산단공이 주도했다. 하지만 테마클러스터는 민간 과 기업이 이끈다. 사업 대상도 기존(1단계 12개 단지, 2단계 19개 단지)과 달리 전국 산단으로 확대됐다. 또 다른 특징은 핵심 허브 역할을 하는 코디네이터(중심) 기업이 있다는 것이다. 코디네이터 기업을 중심으로 연관 관계에 있는 지역 혁신 주체(대학, 연구소 등)들이 자율적으로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기존 클러스터가 포괄적이고 연관성이 느슨하다는 점을 개선한 것이다. 입주기업 간 수평적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해 혁신역량을 공유하겠다는 산단공의 의지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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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테마클러스터 사진.

`테마`라는 말은 기술이나 업종 또는 상품, 모듈 등을 말한다. 산단공은 지난해 9월 △나라엠엔디(뿌리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린금형 산업생태계 구축) △영동테크(수송기기용 유압구동모듈 국산화 및 수출 클러스터 기반 구축) △피피아이(메트로급 80ch T-ROADM 시스템 개발 및 마케팅 인프라 구축) △한국델파이(친환경 자동차 경량형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위한 글로벌 제품개발 및 생태계 조성) 4곳을 테마클러스터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어 12월에는 △바이오넷(IT융합형 중소형 의료기기 기반구축 및 통합마케팅) △대우조선해양(Drilling System Integration 기술기반 시추기자재 국산화 클러스터 구축) △루셈(RFID 인프라 구축 및 산업생태계 조성) △태정기공(고부가가치 친환경 Fastener 생산기반 구축) 4곳을 추가로 지정했다.

8개 주요 과제 외에 세부과제도 36개에 달한다. 참여기업과 기관은 중소기업 137곳, 대기업 4곳, 대학 12곳 등 150여곳에 달한다.

윤창배 산단공 테마클러스터팀장은 “특정 테마 중심의 가치사슬 구조에 수직·수평으로 연결한 기업군을 중심으로 대학·연구소 등이 참여해 기업의 기술력 향상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금형 산업생태계 구축

동남권(창원)에서 추진하는 테마클러스터 사업이다.

금형제작과 부품양산을 주력으로 하는 나라엠앤디가 코디네이터 기업을 맡았다. 금형은 제품의 고유 모양과 디자인을 결정하는 제조업의 원천기술이다. 자동차·가전·스마트폰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의 하드웨어 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기반기술이기도 하다. 특히 국가 주력산업 부품의 80% 이상이 금형으로 제조되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금형 업체는 대부분 중소기업이고 영세하다. 3D업종으로 생각해 우수한 인력들이 기피하고 있다. 산업, 기술, 문화적 인프라가 열악해 고부가 핵심기술을 독자 개발하기 힘든 상황이다.

나라엠앤디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대학 등과 연계해 고부가 그린금형 기술 개발에 나섰다. 그린금형은 신재생에너지와 탄소 저감에너지, 그린수송 시스템과 같은 녹색기술산업에 필요한 부품을 성형(몰딩)하는 데 필요하다. 대기업 1곳과 중소기업 20곳, 대학 4곳 등 총 29곳이 참여한다. 연구과제 2개 등 총 5개 세부과제를 추진한다.

핵심역할을 하는 나라엠앤디는 수소연료전지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고부가 성형소재 개발·성형기기의 고부가가치화형 고절밀·고생산성 실현)을 추진한다. 금형인력 역량 강화를 위한 아카데미 교육과 기술개발력 기반 확보를 위한 멘토링도 진행한다. 또 다른 참여기업인 동양에스엔티는 `고유동성 불소고무 컴파운드 소재 및 고압사출성형기`를 개발한다. 한국폴리텍Ⅶ 대학은 재직자 실무교육과 역량교육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시장 및 기술주도를 위한 지식 멘토링을 진행한다.

김영조 나라엠앤디 대표는 “금형산업 관련 공급처·수요기업·연구기관·대학 등을 망라한 금형 테마클러스터를 구축해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IT융합형 중소형 의료기기 기반 구축

의료기기 제조업체 바이오넷이 코디네이터기업을 맡았다.

고부가가치 u헬스 시스템을 개발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특히 원격진료와 이동진료가 가능한 휴대형 의료진단기와 환자감시 시스템 시제품 제작에 중점을 둔다. 이와 관련한 교육훈련과 기업 간 공동마케팅으로 해외 시장, 특히 유럽과 러시아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u헬스 시스템은 IT와 의료가 결합한 대표적 융합 분야로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각종 규제로 산업 발전이 발목 잡혀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규제 완화로 산업이 활성화하면 국내 u헬스 시장 규모가 내년에 3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바이오넷은 `IT를 기반으로 한 가정용 응용의료기기`를 개발한다. 공통플랫폼에 적용할 모듈별 인터페이스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바이오넷 외에 참케어·아이엠바이오·메드니스 등 7개 기업도 참여한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도 동참해 가정 간호 및 응급구조용 의료기기 기술 개발을 돕는다.

의료내시경 전문업체 엠지비엔도스코피(대표 송광석)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토털 마케팅 지원을 진행한다. 바이어 조사와 전시회 참가 등을 지원하고 해외 수출도 적극 지원한다.

수출은 미국, 일본, 중국보다 유럽과 러시아 쪽에 초점을 맞춘다. 사업성과 극대화를 위해 참여기업 대표 14명으로 이뤄진 운영위원회도 만들었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국내 매출 200억원과 수출 100억달러 이상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강동주 바이오넷 대표는 “서울산업단지 클러스터 내 의료산업 육성 및 발전에도 테마클러스터 사업이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면서 “가정에서 의료 진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u헬스 및 응급구조용 의료기기가 특화된 아이템으로 성장할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FID 인프라 구축 및 산업생태계 조성

대경권(구미) 테마클러스터사업으로 루셈이 주관기관이다. 내년 10월 말까지 추진한다. 국비 5억9600만원을 포함해 총사업비는 8억7900만여원이다. 주관기관인 루셈을 중심으로 밸류테크와 제이엘씨, 금오공과대학교 등 총 22개 기업 및 대학이 사업에 참여한다. 이 사업의 추진 배경은 스마트폰 기기가 급속히 보급됨에 따라 모바일 활용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RFID 산업의 국내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RFID는 정부기관이나 택배회사를 중심으로 기존 제품보다 20~30% 수준의 저가형 리더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식품이나 통신 사업자들도 일반 영수증 발행기 크기의 소형 프린터를 요구하고 있고, 휴대성을 극대화한 RFID 장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RFID 산업생태계 조성사업을 통한 RFID 핵심장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참여기업들의 기술 주도형 RFID 전문 기업 동반 성장이 이번 사업의 목표다.

1차연도에는 모바일 기기 기반 UHF 블루투스 휴대형 RFID 리더, 프린터 핵심기술 개발 및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2차연도에는 관련 분야 집적화 기술 개발과 양산 시제품을 제작한다. 네트워크와 R&D사업을 맡고 있는 루셈은 융·복합산업 네트워크 조직 및 활성화, 모바일 블루투스 기반 저가형 모바일 리더 핵심기술을 개발한다.

R&D에 참여 중인 밸류테크는 900㎒ 대역의 UHF 휴대형 RFID 태그 프린터 핵심기술 개발을 맡았다. 비R&D 분야에는 제이엘씨와 금오공대가 시제품 제작지원, 융·복합산업 생태계 조성, 교육 및 기술동향 분석 등을 추진한다. RFID 인프라 구축 및 산업생태계 조성사업을 통해 택배와 식품 산업분야 등에 RFID의 산업적 적용이 확산되고 관련 분야 매출도 900억여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친환경 자동차 소재 부문 생태계 조성

대경권(대구)에서 추진하고 있다. 한국델파이가 주관해 지난해 9월부터 내년 9월까지 2년간 추진한다. 사업비는 국비 6억3100여만원을 포함해 총 9억1900만여원이다.

한국델파이를 주관기관으로 화신, 계명대 등 총 23개 기업 및 기관이 네트워크와 R&D, 비R&D 분야에서 총 4개의 세부과제를 수행한다. 친환경자동차는 경량화를 통한 연비 개선과 첨단 소재의 가공공법에 따른 고부가가치 창출이 핵심이다. 한국델파이가 보유한 글로벌 경쟁력과 중소부품업체의 기술경쟁력을 합쳐 대구지역에 친환경 자동차부품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이번 사업 목적이다.

대구지역은 기업의 40%가 부품소재 분야지만 규모가 작고 수익성이 낮은 영세기업이 많다.

이번 사업은 원재료와 소재, 가공분야 기업을 단위부품과 모듈부품, 시스템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주관기업인 한국델파이는 이번 사업에서 경량부품 개발 및 상용화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 목표다. 또 화신 등 18개 중소기업은 경량부품 신뢰성 확보를 위한 내구성능 향상 연구에 참여하고, 계명대는 맞춤형 설계 기술 및 마케팅교육을 진행한다. 그 외 산단공 대구지사와 넥사비지니스그룹 등 4개 기관은 테마형 생태계 조성을 위한 네트워킹 지원,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업진단 및 컨설팅을 지원한다.

R&D분야에서는 고내열 및 고내식성을 갖는 부착재 개발, HPF 공법적용을 통한 고강도 록업피스톤 제작, 고연비 효율 확보를 위한 샤프트 개발 등이 추진된다. 또 비R&D 분야는 전문가 양성 교육, 시장창출형 협업개발 코디네이터 역량 구축, 현장 맞춤 멘토 지원 등이 진행된다.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개발 완료 후 3년간 매출 6000억여원과 고용창출 240여명의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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