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419>페이스북에 드러나는 Face와 Book

페이스북(facebook)을 사람의 얼굴(face)이 곧 책(book)이라는 의미로 해석해본다. 얼굴에는 그 사람의 `얼`이 `굴`로 얼룩진 무늬의 역사가 들어 있다. 사람의 얼은 자기도 모르게 여러 가지로 표출되고 언어로도 표현된다. 굴은 성형수술로 없애거나 변형시킬 수 있지만 얼은 성형수술로 바꿀 수 없다. 외형을 수술하기보다 마음의 성형수술이 가능할 때 얼도 바뀔 수 있다.

페북에 올리는 글과 사진은 그 사람의 얼의 일부를 반영한다. 일상을 나누고 싶어서 올리는 사진과 짧은 단상도 요즘의 자신이 겪고 있는 마음의 표현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얼은 짧은 댓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부정하고 싶은 욕구, 괜히 딴지 걸고 싶은 마음이 댓글에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긍정하고 싶은 욕망, 동감과 공감의 표출 욕구가 댓글에 자신도 모르게 드러난다. 이왕이면 딴지나 시비 걸고 단점을 찾아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댓글보다 인정해주고 관심을 보여주며 칭찬해주는 댓글을 다는 사람은 그 사람이 얼이 그렇게 오랜 시간을 통해서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사람은 본래 그렇지 않았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나 사람이 그 사람을 긍정보다는 부정, 칭찬보다는 비난하고 싶은 욕구를 형성해준 것이다.

페이스북(facebook)은 저마다의 생각과 관심, 의견과 아이디어로 저마다의 책(book)을 만들어나가면서 공감하고 공유하는 가운데 아름다운 지식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공론의 장이다. 책은 작가나 저자만의 창작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삶 그 자체다. 다만 쓰여 지지 않았을 뿐이다. 자기 얼굴을 책임지는 사람이 되었을 때 비로소 자신의 삶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낼 수 있는 사람으로 원숙해지는 법이다. 책은 자신의 삶에 담겨진 얼룩과 무늬,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과 가치관의 투영물이다. 따라서 한 권의 책에는 그 사람의 얼이 굴로 파여서 생긴 흔적과 무늬의 집합체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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