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특집2-창조, 현장에서 찾다]<인터뷰>민경준 크라카타우(KRAKATAU) 포스코 법인장

“인도네시아 찔레곤 시(市) 자바 해협에 아시아 최대 용광로(고로)를 설치해 철을 생산하고 폐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버릴 것 없는 융합 산업, 우리 직원이 밤낮없이 일하는 이유입니다. 포스코라는 기업 타이틀보다는 오지인 이곳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한다는 것이 가슴 뜨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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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준 크라카타우(KRAKATAU) 포스코 법인장이 인도네시아에 일관제철소를 건립한다는 꿈을 안고 온지 수년째. 그는 창조경제라는 말을 여행에 빗대 첫 운을 뗐다. 가장 좋은 여행은 가보지 못한 미지의 절경을 찾는 게 아니라, 그 곳이 어디든 새로운 눈으로 경치와 사물을 보는 것이라고 말이다.

포스코 인도네이사 제철소 건립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갖춰져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국가가 시도해보지 않은 또 불가능하다고 여긴 그 무엇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창조정신으로 인니 제철소 건립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구 2억7000만명, 연 평균 경제성장률 6%에 달하는 나라가 바로 경제대국 인도네시아”라며 “하지만 연간 1인당 철강소비량은 한국의 30분의 1도 안 되는 37kg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가 동남아 철강 산업 생산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

국민 소득을 감안해도 인도네시아 철강 수요는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관세 장벽에 걸려 철강 품목은 동남아 현지 생산이 아니고선 경쟁력이 없다고 그는 단언했다. 민 법인장은 “인도네시아는 새로운 제철 생산거점으로 일본 아르셀로미탈사 등도 눈독을 들이는 시장”이라며 “수출입은행의 금융자본과 포스코 계열사 등이 협업체계를 구축해 동남아시아에 전체 제철 공정을 구축한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2010년부터 총 투자비 2986만달러를 들여 연 300만톤의 조강을 생산할 수 있는 일관제철소 건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12월 23일 준공하면 동남아시아에서 첫 용광로를 갖춘 제철소로 등록된다. 민 법인장은 “일본 등 철강 강국 등이 동남아시아에서 하공정 위주로 진출했지만, 포스코는 현지 기업과 합작해 아예 생산기지를 구축했다”며 “향후 600만 톤까지 양산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일관제철소의 종합공정률은 95%로 시운전이 진행 중이다. 민 법인장은 “철강 시장의 외부 환경은 녹록치 않다”며 “원료 가격은 30% 인상됐고, 판매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을 통해 비관세라는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생산과 납품 적시 대응이 가능해져 장기적으로는 제품 경쟁력이 향상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운임 비용 등을 대폭 절감할 수 있고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내수 원료 등을 활용한다면 일관제철소 가동 첫 해 흑자 실현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민 법인장은 “포스코는 인도에 하공정, 베트남에 냉연공장, 타이완에 도금공장을 구축한 상황”이라며 “인도네시아에 제철 생산 거점을 마련해 동남아시아 철강 벨트를 구축해 첫해 영업익 110억원, 매출 1조7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1차 재래산업으로 불리는 철강 산업이 비록 한국의 창조경제 창출과 먼 산업처럼 보이지만, 결국 창조는 남과 다르게 접근하고 콜라보레이션(협업) 체제를 구축해 남들이 하지 않은 길을 걷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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