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국제 원자력 관련 전문 전시회로서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개막 전부터 전시회 앞을 메운 해외바이어들의 모습은 일본의 원자력 산업 침체 이후 세계의 관심이 한국으로 쏠리고 있음을 방증했다.
전시장 내에도 이러한 경향은 뚜렷했다. 지난해 행사와 비교할 때 참관 외국인들의 수가 월등히 늘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각 기업 부스마다 해외 바이어들에게 기술과 제품을 소개하고 서로 논의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일부 업체는 전시장에 나온 직원보다 제품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아 해외 바이어들이 기다리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단체 참관이 아닌 혼자서 배낭을 메고 전시장을 누비는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중소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스 규모 면이나 볼거리 측면에서 공기업 및 기관, 대기업 부스를 찾는 발길이 많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오히려 중소기업 부스 쪽에 관람객이 몰렸다. 참가기업들도 지난해 전시회보다 실질적인 바이어들의 방문이 많아졌다며 행사가 점점 실속 있게 바뀌고 있다고 평했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누출에 따른 우려를 반영하듯 전시장 내에서 참관객들이 유독 관심을 보인 곳은 방사능 계측기 제조업체다. 국내외 참관객 너나 할 것 없이 많은 이들이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직접 만져보고 조작하기에 바빴다. 특히 일본과 중동 쪽 바이어들이 방사능 측정기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 여성 해외 바이어는 “손목시계와 MP3 플레이어처럼 소형화된 휴대용 방사성 계측기 기술에 감탄했다”며 “기능과 함께 디자인도 팬시상품처럼 세련됐다”고 평했다.
대기업 전시품 중에서는 원전 정비관련 시스템들이 눈길을 끌었다. 한전KPS는 소형로봇을 이용해 원자로 전열관 내부를 육안검사 할 수 있는 특수 내시경을 선보였다. 이 로봇은 줄자에 사용하는 소재로 내시경을 구성해 굴곡진 배관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균열을 검사할 수 있다. 홍석우 엑스포 조직위원장도 개막식 후 전시 투어 과정에서 전열관 검사 로봇의 재질을 묻는 등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이밖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사용후핵연료 운송시스템 등 상용화 개발 기술을 다수 선보였고 한국수력원자력은 아랍에미리트연합 수출 모델인 APR 1400 원자로 모형을 3D 안경을 끼고 볼 수 있도록 해 참관객들에게 정보와 재미를 함께 제공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실제 구매 의사가 있는 바이어의 방문이 크게 늘었다”며 “내년에는 규모를 늘려 행사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