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국제 콘퍼런스

`2013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국제 콘퍼런스`에서는 최근 관심이 집중되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논의가 뜨거웠다. 세션별로 사용후핵연료 처리의 시급성과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 논의가 진행됐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력이 부족해 선진기술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한미원자력협정개정을 이용해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임만성 KAIST 교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은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며 협력으로 사용후핵연료의 효과적 관리를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션1]한국 원전산업의 미래와 한미 원자력협정

임만성 KAIST 교수는 한미원자력협정의 적절한 개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 간 사용후핵연료 관련 협력은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 그는 양국은 협력을 이용해 후행 핵주기서비스 분야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은 파이로프로세싱과 고속로 기술개발에 다가서고 사용후핵연료의 효과적 관리를 꾀할 수 있다. 국가 에너지안보 증진과 원전 수출 경쟁력도 제고할 수 있다. 미국은 최소의 투자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과 고속로 기술의 상업화를 앞당기고 유카마운틴 처분 부지를 이용해 국가 고준위폐기물 영구처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김시환 한국원자력안전아카데미 전문위원은 과제별로 바람직한 한미 원자력 협력선진화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핵연료 경제성 향상, 핵연료 공급안정성 증진, 에너지안보, 원전수출 경쟁력제고 등에 국내 농축시설이 필요하다. 국내 농축 수요는 충분한 규모의 경제성이 있으며 비상상황 대비 농축우라늄 비축에 따른 유지비 절감액도 연간 560억원에 달한다.

효율적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도 제시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문제는 원전사업 추진 최대 현안으로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의 시급한 확보가 필요하다. 그와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처분 페기물량 최소화와 재활용 파이로 기술 등 연구개발 추진이 필요하다. 효율적 핵연료주기 연구에 개별적 사전 동의를 포괄적 동의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 한미 핵주기 공동연구로 파이로의 기술성, 경제성, 핵비확산성을 검증한 뒤 타당성을 공동으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은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로서 상호 이해와 신뢰에 바탕을 두고 원자력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증진을 도모해야 한다”며 “상호 신뢰에 기반을 둔 사전 동의권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션2]해외 원전 수출 현안 및 추진전략

김영기 한국수출입은행 실장은 원전 해외수출을 지원하는 수출금융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원전 개발과 관련한 국제 금융시장은 경제전망 불확실성 지속으로 보수적 자금운영이 지배적이다. 국제 프로젝트 파이낸스 대출시장은 지난해 대비 148억달러 감소한 1987억달러를 기록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원전금융 지원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프로젝트 위험 재인식과 원전사고 관련 사업주와 운영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원전 운영사의 안전사고 여부 등이 특별 관심사항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전통적 원전 금융조달 제약에 더해 금융조달 방안 선택의 폭이 축소됐다.

원전금융은 전통적 화력발전과 다른 특징이 있다. 우선 건설기간이 5~10년이 이를 정도로 길며 운영기간도 60년 정도다. 초대형 사업비용이 수반되며 원전 특유의 사업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원전금융에서는 정부의 확고한 개발의지와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 원전도입국 정부의 필수지원 사항으로는 지급보증, 핵사고 면책, 라이선싱, 국제원전협약 가입, 사용후핵연료와 핵폐기물 처리 등이 있다.

성공적 원전금융 조달에 필요한 요건도 제시했다. 충분한 경제성과 정부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 신용도가 양호하고 경험이 풍부한 사업자가 참여해야 한다. 입증된 기술을 채용하고 사업시행국의 규제와 감독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개발, 건설, 운영, 발전소해체, 폐연료 및 핵폐기물 처리 등 전주기적 관리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김 실장은 “원전 금융은 사업 초기부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업개발과 선설, 운영 등은 금융의 영향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션3]한일 거대 방사선 시설 이용현황과 창조경제

`방사선 시설 이용현황과 창조경제` 세션은 방사선 연구가 미래과학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진단했다.

김계령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내 대용량 양성자 가속기 이용 현황과 미래` 강연에서 현대 과학에서 방사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원자 단위 이상 극 미시세계 연구에는 양성자·중성자·전자·광자·중이온 빔 등을 연구 수단으로 활용해야 하고 이를 위한 대형 연구시설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질적 이용 사례로는 양성자 가속기 연구센터를 소개했다. 양성자 가속장치를 이용해 나노, 재료, 에너지 환경, 의료 등 다양한 과학기술이 새로운 발전지표를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효율 전력반도체와 태양전지 등 반도체 분야와 생분해성 플라스틱, 채소 신품 종 등 생명공학 분야에서의 양성자 연구가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봤다.

이 밖에 친환경 자동차의 핵심인 연료전지 촉매제, 인체 약물 전달체와 같은 나노공학 분야와 암·치매 등 난치병 진단기술, 우주항공 분야 등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차세대 과학기술 발전에도 방사선 연구시설이 활발히 이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호제 한국원자력연구원 운영책임자도 정읍 감마선 조사시설 이용 현황에서 방사선 시설의 국내 산업 기여를 소개했다. 정읍 감사선 조사시설은 재료·환경·육종·생명공학·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방사선 이용기술 개발을 돕는 조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내방사선 부품 개발 및 성능을 검증하는 방사선 조사로 원전 장비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고 인체 조직 멸균 연구에서 방사선 조사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권 운영책임자는 국내 산업 원천기술을 발전시키고자 정읍 감마선 조사시설 이용자에게 보다 양질의 방사선 조사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션4]원전에서 녹지로, 해체 준비와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원전 해체는 설비 운전이력과 정확한 오염 정보 확보 등 원전 운영과 연계해 추진돼야 한다. 10년 이상 장기 프로젝트로 사업이해 신뢰성과 사업 중 위험요소 흡수가 필요하다. 예상 범위를 벗어난 민원이나 오염 등 위험요소 관리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해체비용이 전기생산원가에 반영되므로 국민부담을 최소화하는 경제적 해체가 필하다.

2013년 6월 현재 상용원전 해체 현황을 보면 107여기의 해체가 추진 중이다. 원전 해체에는 원전, 핵주기시설해체 등 경험국 위주로 전문업체가 형성돼 있다.

국내에서는 연구용원자로와 핵변환시설 해체로 소규모 해체 경험을 확보했다. 또 운영 원전의 대형기기를 교체할 해체 경험을 다수 축적하고 있다. 증기발생기는 고리 1호기, 울진 1,2호기에 해당한다. 압력관(중수로)은 원성 1호기가 대표적이다.

연구개발로 기본 기술은 확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연구용원자로 대상 단위기술은 상용원전 해체기술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미래부에서는 원자력시설 해체 핵심 기반기술 개발 계획을 마련했다. 21개 미확보 핵심 기반기술을 2013년부터 10년간 개발, 완료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총 15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산업부에서는 방폐물 기술개발 국가 로드맵 수립을 추진 중이다. 로드맵은 단기적으로 표준해체 설계 및 제염해체기술을 확보한 뒤 장기적으로 국내 원전 자력 해체 및 해외 해체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고리 1호기는 추가 계속운전 없이 단독해체 시 오는 2023년 해체가 가능할 전망이다. 동일한 조건으로 월성 1호기는 2026년께 해체가 가능하다.

배성만 한수원 원전사후관리실장은 “체계적 원전해체 준비를 위해 한수원 내 기획 및 연구 전담조직을 구축했다”며 “기술개발 및 사업 준비 단계에 따라 2022년 이후에는 사업소를 포함해 본부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션5]원자력산업 신기술과 융합으로 미래 비전을 찾다

장순흥 KAIST 박사는 지속가능한 발전에는 다양한 원자력 이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혁신 핵주기로부터 사용후핵연료 재사용, 방사성 독성 및 부피를 감소하는 파이로프로세싱, 수소생산을 위한 초고온가스냉각로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원자력발전은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기가 없어도 작동하는 피동안전계통 중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피동안전계통은 능동계통 대비 구성과 장비 감소로 경제성도 높다.

원자력 분야에 IT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성풍현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는 “IT가 접목된 다양한 지원시스템은 국내 원전의 안전성 향상은 물론이고 향후 원전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발전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발전소를 실제로 운전하는 운전자의 인적 실수를 감소시키고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IT는 인적실수를 예방하는 여러 지원시스템을 개발하기에 적합하다. 새로운 IT의 도입은 기존 장비와의 전자파 간섭 등 해결해야 할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 문제는 꾸준한 연구로 해결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 크다.

이종호 한수원 중앙연구원 원장은 미래에너지로 주목받는 염분차발전 기술을 소개했다. 염분차발전은 두 용액의 농도 차이를 이용한 발전을 의미한다. 해수담수, 에너지저장장치 기술과 함께 염분차발전을 연계함으로써 해양에너지 자원개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와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적극적 투자로 지구온난화 방지 및 신재생에너지원 개발에서 원자력발전 사업자의 충실한 사회적 의무를 이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션6]첨단 비파괴검사 장비 및 기술

`첨단 비파괴검사 장비 및 기술` 세션은 비파괴 검사를 이용한 원전 안전진단 개선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날 세션에서는 초음파 및 광학 기술을 이용한 원전 배관 비파괴 기술이 다수 소개됐다.

조윤호 부산대 교수는 원자력 분야 초음파 비파괴 평가연구 최신 동향을 소개했다. 유도초음파를 이용한 원전 현장 배관 장거리 검사 수행 결과를 공개하고, 매설 및 피복 배관에도 결함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 사례를 발표했다. 초음파 비파괴 검사를 이용하면 원전 배관의 결함 거리와 위치, 각도방향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어 보다 안전한 원전 운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조 교수는 초음파 비파괴 검사를 이용해 원자로 상부 헤드 내부 용접부를 진단하는 새로운 검사기법 적용 및 결함 진단 수행의 장점도 제안했다.

정현철 조선대 교수는 `광 계측을 이용한 비파괴검사 기술 및 응용 강연`에서 홀로그래픽 간섭법을 설명했다.

홀로그래픽 간섭법은 홀로그램에서 재생된 광파를 대상 물체의 광파나 재생된 광파끼리 간섭시켜 차이를 분석하는 방법이다.

정 교수는 홀로그래픽 간섭법은 초기 높은 비용과 큰 장비 부피로 산업계에서 사용을 꺼리는 방법이었지만 빠른 데이터처리가 가능한 PC가 등장하면서 적용 사례가 늘어나는 등 검사방법의 효율성 개선 여지를 설명했다.

특히 홀로그래픽 간섭법의 산업 적용 사례를 소개하며 복잡한 기하학적 형상의 계측대상도 측정이 가능하고 재질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점, 측정범위가 넓고 한 번에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홀로그래픽 간섭법이 투명창을 이용해 외부에서도 사물 측정이 가능한 만큼 원전 분야에서 다방면으로 쓰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세션7]사용후핵연료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로에서 연료로 쓰이고 남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다.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를 기존 원전 수조에 임시 저장하는 방식으로 보관 중이다.

현재 37만여다발(1만2780톤)의 사용후핵연료가 쌓여 전체 임시 저장용량의 70%가 채워졌다. 2016년에는 고리 원전이 포화상태가 되고 2018∼2020년에는 월성·한빛·한울 등 나머지 원전에도 더 이상 저장 공간이 남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진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실장은 사용후핵연료 기술개발 현황과 전망을 소개했다. 운반기술 분야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소내 운반용으로 개발한 KSC-4와 한수원이 개발한 KN-12, KN-18등이 있다. 공단은 이와 별도로 운반저장 경용용기를 개발 중이다. 저장기술 분야에서는 2009년 방폐공단 설립이후 `사용후핵연료 수송저장 시스템 상용화 기술개발` 과제에 착수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후핵연료를 이용한 시험자료가 전무하고 저장 시스템과 시설 건전성 관련 연구도 기존 외국 연구결과의 검토 수준에 불가한 실정이다.

육대식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팀장은 사용후핵연료 전 과정 안전규제 현황과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처분 사업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안전규제 기본전략이 필요하다. 심층처분시스템 개발에 장기간이 소요된다. 심층처분시설 개발과정에서 주요 단계별, 주기적 사전안전성 검토 등 허가신청전 조기개입이 필요하다. 이와 동시에 규제독립성 논란을 방지할 관계법령 근거와 절차 규정이 필요하다.

외국 사례로 스웨덴과 핀란드는 사업자 사용후핵연료 관리·연구 계획 및 결과를 주기적으로 검토해 의견을 제시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또 스웨덴은 규제기관이 승인한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 개념 설계를 토대로 부지공모에 착수했다.

[세션8]방사성 의약품과 저선량 방사선 기술의 현황과 미래

방사성 의약품과 저선량 방사선 기술의 현황과 미래 세션은 방사성 기술 활용에 따른 의료과학의 발전과 함께 사회적 안전 시스템, 가이드라인을 점검했다. 특히 방사성 의약품의 안전성과 의학 영상검사에 따른 피폭감소 논의가 있었다.

강건욱 서울대 교수는 방사성 핵종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와 방사성 의약품을 처방받은 환자의 주변인의 피폭관계를 설명했다. 강 교수는 아동이나 유아, 환자를 간호하는 간병인의 피폭 선량제약치와 주변인 접촉 가이드라인 권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조민수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팀장은 `방사선 비상진료의 현황과 미래` 강연에서 방사능 누출 사고를 대비한 국가방사선 비상진료체계 발전방안을 말했다. 조 팀장은 지진과 쓰나미, 체르노빌급 원전폭발사고 등 시나리오별 국가 대응시스템을 소개하며 고리, 월성, 영광 등 권역별 환자 후송체계 재난 초기 병원별 병상가동률 의료자원 확보 상황 등을 점검했다. 이와 함께 비상진료체계와 교육훈련기능 강화 대응 물자 비축기지 구축 등의 중점 추진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차세대 방사선 방호치료제 개발과 줄기세포 활용 피폭손상 치료기술 개발 등을 제안했다. 국제적 방사선 배상진료 네트워크와 공조체계 강화도 언급했다.

조 팀장은 “비상진료기관의 헌신적 노력으로 방사능 재난에 최소한의 방호 기준에 도달했다”며 “초기 응급실 대응 역량 강화와 전문치료 인적자원 확보에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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