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셜엠스가 올 하반기부터 클린룸 설비를 구축한 첨단 케이스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플라스틱 사출뿐 아니라 멀티증착 등 후공정까지 직접 처리해 고부가가치 스마트 기기 케이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크루셜엠스가 인탑스·삼광 등 양강 구도의 국내 케이스 시장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크루셜엠스(대표 안건준)는 국내 대구 공장과 중국 톈진 제2 공장에 각각 클린룸 기반의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케이스 생산라인을 구축했다고 2일 밝혔다.
대구 공장은 사출·멀티증착 등 전 공정을 직접 처리해 월 150만대의 스마트폰 케이스를 생산할 수 있다. 톈진 제2 공장은 스마트패드 케이스 전용 라인으로 월 50만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크루셜엠스가 국내외 2개 공장에 첨단 생산라인을 구축한 것은 스마트 기기 트렌드 변화 때문이다. 그동안 케이스 산업은 후발 업체들이 쉽게 진출할 수 있을 정도로 진입 장벽이 낮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스마트 기기 디자인 혁신을 위한 멀티증착·데코레이션 등 까다로운 후공정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후공정 과정에서 먼지·이물 등이 들어가 불량을 일으킨다.
3년 전만 해도 대부분 케이스 제조업체들이 95% 수준의 공정 수율을 웃돌았지만, 지금은 70%를 맞추는 업체도 드물다. 수율 관리가 그 만큼 어려워진 탓이다.
스마트 기기 트렌드 변화로 크루셜엠스는 기회를 맞았다. 지금까지는 인탑스·삼광 등 선발 업체들이 유리했다. 대규모 물량을 확보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톡톡히 누린 덕분이다. 그러나 스마트 기기 케이스 후공정 비중이 커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존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할 수 없어 설비 개조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반면 크루셜엠스는 올 초까지 라인 가동률이 낮아 대규모 설비 구축 작업이 가능했다. 위기가 기회로 바뀐 셈이다.
크루셜엠스는 기존 구미 공장과 톈진 제1 공장에도 클린룸 설비 비중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이미 톈진 제1 공장 전체 생산 설비 중 절반 이상을 클린룸으로 전환했다. 향후 모기업 크루셜텍과 사업 제휴도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안건준 사장은 “세트 업체의 가격 압박은 점차 강해지는 반면 수율을 맞춰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향후 1~2년 동안 살아남는 기업과 낙오하는 업체로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단위: 억원)
*자료 : 크루셜엠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