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용기 사용연한제 완화, 제조업체 공급과잉 걱정

정부가 액화석유가스(LPG)용기 사용연한제를 완화하자 제조업체가 공급과잉 우려를 제기했다.

2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국내 LPG용기 생산능력은 연간 200만개 수준이다. 상반기만해도 성신공업과 윈테크 두 개 제조사의 생산능력이 연간 70만개였으나 하반기 지티산업개발과 대유SE가 생산에 착수하면서 세 배가량 증가했다.

26년 이상 사용된 노후 LPG용기 폐기를 의무화하는 LPG용기 사용연한제가 시행된 7월 전후로 용기 제작사는 주문이 밀려와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다.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고자 기존 LPG용기 제작사인 성신공업과 윈테크는 인력을 추가 채용하고 설비를 증설하는 등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지티산업개발과 대유SE는 신규 설비투자로 LPG용기 제작에 나섰다. 지티산업개발은 폐업한 생산공장을 인수하고 공장을 신설했으며 자동차용 LPG용기 제작사인 대유SE는 따로 생산설비를 추가해 일반용기 생산을 시작했다.

이처럼 LPG용기 제작사가 일제히 설비투자에 나서며 생산능력을 늘린 가운데 정부가 지난주 LPG용기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려 용기 사용연한제를 완화했다.

정부는 1989년 이후 생산된 LPG용기부터 사용연한제 적용을 배제시켰다. 아울러 올해 동절기와 내년에 폐기해야 하는 LPG용기 중 재검사를 받아 안전성이 확보된 용기는 폐기시기를 유예시켰다.

용기 제작사는 사용연한제로 매년 LPG용기 교체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판단하고 생산능력을 확충했는데 정부의 갑작스러운 제도완화로 그 수요가 불확실해지면서 LPG용기 공급과잉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LPG용기 제작사 관계자는 “제도가 시행된 지 3개월 만에 바뀐다는 것은 이와 관련된 제조업을 하는 업체에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라며 “생산능력은 늘고 수요는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을 정부에 적극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안전과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의 LPG용기 교체수요는 이미 확보됐고 내년부터는 강화되는 안전검사 기준에 따라 적정한 교체수요가 생겨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