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확보전이 마무리되면서 통신 3사간 광대역 롱텀에벌루션(LTE)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LTE 어드밴스트(LTE-A) 선점전서 뒤진 KT가 1.8㎓ 인접대역에 새 주파수를 확보, LTE 광대역화에 포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조기 광대역화로 맞불을 놓을 태세다.
광대역 LTE는 서로 다른 두 개 주파수 대역을 묶는 주파수집성(CA) 방식의 LTE-A보다 기술방식이 단순하고 효율이 높다. LTE-A 전용단말기 없이도 이론상 100Mbps 속도가 가능해 시장 파장은 더욱 클 전망이다.
KT는 지난주 밀봉입찰로 끝난 1.8㎓·2.6㎓ 주파수 경매에서 기존 1.8㎓ 대역과 붙은 D2블록을 낙찰 받아 광대역 LTE 기반을 마련했다. LTE-A에서 제일 뒤처졌지만 광대역 서비스로 상황을 일거에 뒤집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KT는 이달 중 주파수 경매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광대역 LTE와 LTE-A 서비스를 나란히 시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경매 시작 전인 7월부터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삼성전자와 기존 1.8㎓ 기지국 장비 튜닝 작업에 들어갔다. 초기부품을 교체하는 등 광대역 LTE 서비스 준비를 실시했다.
KT 관계자는 “기존 단말 교체 없이 단기간 내에 고객에게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까지 광대역 주파수 이용에 제한이 걸려있는 지방은 900㎒를 보조 주파수 대역으로 한 LTE-A 서비스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8월 전국 84개시 커버가 가능한 900㎒ 기지국 구축을 시작했다. 사실상 추석을 전후해 전국에서 광대역, LTE-A 서비스를 동시다발로 진행하는 것이다.
내년 3월 광역시, 7월 전국으로 광대역 서비스 제한이 풀릴 때까지 CA로 LTE-A 서비스를 하고 이후 시장상황에 따라 광대역 구간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광대역화에 속도를 높인다.
SK텔레콤은 이번 경매에서 확보한 1.8㎓ 광대역 주파수를 연내 상용화한다. SK텔레콤은 이번 경매에서 신규로 1.8㎓ (C2, 35㎒ 폭)을 할당받아 6개월 내에 기존 보유한 1.8㎓(20㎒ 폭)을 반납해야 한다. 기존 1.8㎓ 대역을 이미 LTE-A 보조 주파수로 사용하고 있어 이전 작업을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800㎒와 1.8㎓를 같이 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왔다”며 “조정 작업을 통해 빠른 시간 내에 서울과 수도권에서 1.8㎓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실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CA 방식 LTE-A를 유지하며 KT와 큰 격차 없이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 상황을 지켜 본 뒤 2014년 2.6㎓을 활용한 광대역 서비스를 진행한다. `100% LTE` 등 LTE-A 리더십을 지키고 있는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타사 광대역 LTE 개시를 마냥 보고만 있기에는 경쟁상황이 녹녹치 않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경쟁사 움직임에 따라 광대역 LTE 개시가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7월말 국내 LTE 가입자 수는 2399만3469명으로 전체 휴대폰 가입자 중 44.3%다. 이 중 LTE-A 전용 단말기를 보유한 이용자는 50만명 미만으로 2% 수준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아직 LTE 단말기 사용자가 많은 만큼 기존 LTE 휴대폰으로 속도개선이 가능한 광대역 서비스는 그 파급력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완료된 주파수 경매에서는 밴드플랜2가 승자 플랜으로 결정되고, KT가 9001억원을 써내 D2블록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C2블록을 1조500억원에, LG유플러스는 B2블록을 4788억원에 각각 낙찰받았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