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이미 1년 전부터 스마트와치 비밀 개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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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지난해 스마트와치 제조사 WIMM랩을 비밀리에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 글라스에 이어 손목에 장착하는 웨어러블 컴퓨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다. 이로서 스마트와치 시장에서도 구글과 삼성전자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각) 기가옴은 구글이 자체 스마트와치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캘리포니아 소재 WIMM랩을 비밀리에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WIMM랩의 역할은 구글의 스마트와치 개발뿐 아니라 사용자의 손목으로 안드로이드 기반 앱 플랫폼을 확대하는 것이다.

WIMM랩은 5년 전 필라 벤처스의 투자로 설립된 회사다. 웨어러블 디스플레이용 안드로이드 개발자 플랫폼을 개발한 후 이를 토대로 개발자 중심적 스마트와치 ‘WIMM 원’을 만들어냈다고 기가옴은 설명했다.

그런데 약 1년 전 이 회사가 갑자기 사라졌다. 회사의 트위터 계정은 삭제되고 WIMM 원 판매도 중단되었다. 회사 웹사이트에는 “2012년 여름, 이름을 밝힐 수 없는 기업에 우리 기술을 독점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WIMM랩은 개발자 프리뷰 키트 판매를 중단한다”는 메시지가 있다.

기가옴은 “당시 일각에서는 애플이 아이와치 개발을 위해 WIMM랩을 인수했을 것으로 추정한 바 있지만 애플이 아니라 구글이었다”며 구글 대변인이 이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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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MM랩이 구글에 인수되기 전 개발한 스마트와치용 앱들(스마트와치에서 단독 실행된다).

WIMM랩의 연구원들은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팀과 협력하고 있으며 구글 스마트와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 기가옴의 주장이다. 또 WIMM랩의 역할은 외부 개발자들이 스마트와치용 마이크로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WIMM램은 구글에 인수되기 전 외부 개발자들이 ‘마이크로 앱’이라고 불리는 스마트와치용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개발자 프로그램을 갖고 있었다. 즉 스마트와치의 앱이 주머니 속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스마트와치 자체에서 구동되는 앱들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WIMM랩의 개발자 프로그램이다.

기가옴은 WIMM 랩의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앱 개발자들은 스마트와치용 앱을 다채롭게 개발할 수 있으며, 스마트와치는 스마트폰이 받는 메일을 알려주는 수준이 아니라 더 많은 기능들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수 전 WIMM 랩이 개발한 스마트와치용 앱들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스마트와치를 조작해 스마트폰에서 전화를 걸거나 음악을 실행시키고 스마트폰을 묵음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스마트와치에서 단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앱들로 ‘할일 목록 관리자(to-do list manager), 골프점수 관리(track your golf scores), 스타벅스에서 커피값 계산하기(pay for your coffee at Starbucks) 등이 있었다.

기가옴은 “스마트와치에서 단독 실행되는, 발전된 앱들을 개발하는 것은 스마트와치 성공에 핵심적인 요소”라며 “구글의 스마트와치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지만 그리 멀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이 자체 스마트와치 제품을 내놓기 위해 작업 중이라고 보도했으며 모토로라 인수의 또 다른 목적 중 하나가 구글 스마트와치 개발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9월 4일 IFA에서 ‘갤럭시 기어’ 스마트와치를 소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단순 OEM 단말 제조업체에서 시작해 이제 자체 생태계 구현을 위해 개발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커져가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은 구글보다 삼성을 더 견제해야 할 것”이란 견해도 내놓고 있다. 스마트와치 시장에서도 구글이 자체 제품을 내놓을 경우 구글-삼성 관계는 지금보다 더욱 미묘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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