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미래]여성이 융합의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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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벤처협회 광주전남지회가 지난 6월 25일 창립됐다.

여성벤처협회 창립 후 15년이 지났는데 호남까지 내려오는 길이 그리 멀었나 보다. 어찌 보면 여성에 관련한 특정한 단체 조성에는 사회 전반의 양태처럼 그리 여유롭거나 호의적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럴 만한 적정 대가를 치르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21세기는 `문화정보화시대`라는 말처럼 멀티플렉스 시대임이 확실하다. 한 분야만 들여다보고 있으면서 유지하기에는 상당히 빠른 시간 안에 다변화하고 있고 많은 분야가 어우러져야함을 절실히 느낀다. 그런 면에서 보면 여성은 이 시대를 살아가기에 확실히 우성인자가 많음을 느낄 수 있다.

여성은 집안에서도 1인 3~4인 역은 충분히 소화해내고 있다. 바쁜 하루 일과를 끝내고도 집에 오면 다시 가족이라는 공동체 내에서 여러 역할을 동시다발로 처리해내고 있다. 어느 집안이나 가족 구성원의 화합과 소통의 수위조절은 여성의 몫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화합과 소통은 최근 이슈가 되는 융합의 기본이 된다. 지속적 화합과 소통으로 바른 길을 찾아가고 경영판단, R&D 등 기업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열쇠가 되어주는 것이 사실이다.

평상시 이렇게 단련된 상황 속에서 여성은 자신의 분야마다 전문적 훈련은 더욱 강도 있게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주요 핵심과업이 무엇인지에 따라 스스로 헤쳐가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내가 속해 있는 건축 분야에서 남성보다 4~5배 더욱 노력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각오하고 시작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년이 다 되어간다. 그런 각고의 노력이 돌이켜보면 더욱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 섬세함과 융합 노력이 평상시부터 훈련돼 있어 훨씬 더 나은 경쟁력을 갖게 한다.

창조경제라는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서 이런 여성의 역량은 CEO로서, 재직 임직원으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아직까지 여성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현실이다. 그간 우리 사회는 보호를 중심으로 여성을 바라봤다. 정치권이나 공직사회에서의 할당이라는 제도도 어찌 보면 보호 측면에서 펼쳐진 점이 많다. 이제는 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역량은 보호받는 상황에서는 확장에 한계가 있다. 여성이기 때문에 보호받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역량을 활용해 우리 사회가 가질 수 있는 가치와 성과가 크기 때문에 양성돼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해외 선진국 여성정책을 벤치마킹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창조경제로 세계무대를 향한 선도적 역할을 방향으로 삼았다. 이제는 우리가 하는 것을 그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여성의 역할에 사회적 고민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인구가 늘고 있다. 이런 여성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여성의 강점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산업계와 인재 개발에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섬세하다는 것은 작고 섬세한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가 아니라 같은 제품을 만들더라도 불량이 없도록 섬세하게 관리한다는 것이고, 제품의 활용성을 보다 높일 수 있는 섬세한 시각에서 아이디어가 있다는 것이다. 여성이 만들면 다르다는 말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업종 간, 제품 간 융합이 필요한 사회에서 이러한 능력은 조금만 더 지원해 준다면 융합의 방향과 결과물의 가치를 보다 쉽게 끌어올릴 수 있다.

최근의 각 전문 분야에서 상위그룹을 달리고 있는 대부분이 여성이라고 한다. 법조계, 의료계, 교육계 등. 그런 노력은 고도의 집중력과 융합이라는 다중의 노력이 자아낸 결과일 수 있다. 여성벤처기업도 다양한 분야가 형성돼 있다. 서로 다른 업종 간에도 융합이라는 자체가 주는 시너지효과가 크므로 이런 융합적 차원의 섬세하고 저돌적인 도전의 집중력이 뭉치면 창조경제의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내리라 믿는다.

부디 여성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함께 고민하고, 여성벤처기업이 융합의 성공사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더해지길 바란다.

최선희 베스트디자인연구소 대표 cssun11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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