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버스를 창업한 지 10년 정도 됐다. 그간 많은 인수합병(M&A) 사례를 보았다. 특히 우회상장을 하느라 무너지는 기업을 많이 봤다. 비상장기업이 특정 기술을 가지고 재원 축적을 해서 체력을 강화시킨 다음에 상장을 하려고 보니 기준을 충족시키기 힘들어서 조금은 부실한 상장 기업을 통해 M&A한 사례가 많았다. 이들 대부분은 실패했다. 이유는 부실채권 등 회계 부분에서 함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이를 인수한 회사가 떠안으면서 같이 무너졌다. 또 다른 것은 대표이사가 연로해지면서 가업 승계를 제대로 못한 사례다. 세금 등으로 탈세만 쫓다 회사가 어려워졌다.

한국 M&A 시장에 조언할 말은 한결 같다. 같은 업계나 유사한 업종을 갖고 있는 회사끼리 특허나 기술에 대해 교류할 만한 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과거에는 한국기술거래소가 있었다. 기술거래를 통해 시너지를 내는 역할을 했는데 2009년 한국산업기술진흥원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유야무야 됐다. 기술거래를 활성화해서 이를 모았을 때 국내 기업끼리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례를 만들면 좋겠다. 이를 통해 M&A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M&A엔 머니게임을 하기 위한 분위기가 팽배하다.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합병하고자 하는 쪽과 합병시키고자 하는 쪽의 정보가 비대칭이 이뤄진다. 기술거래를 통해 단계별로 M&A를 하는 그림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