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중국 의존도 심화…내년에는 70% 넘어서

중국만 나홀로 설비 투자, 국내 장비 업계 부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3년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규모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오로지 중국만 나홀로 설비 투자를 지속하면서 장비 시장을 삼켰다. 디스플레이 산업 후발국인 중국이 빠르게 기술을 추격할 수 있는 비결이지만 세계 장비 업계에는 중국 의존도 심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미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장비 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선점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26일 시장조사 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박막트랜지스터(TFT) 어레이 장비 시장은 35억달러(약 3조93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절반이 훌쩍 넘는 20억달러(약 2조2500억원)가 중국 시장에서 발생했다.

셀과 모듈 장비까지 포함하면 비중은 더 커진다. 전 세계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은 올해 약 75억달러, 이 가운데 중국 시장은 67%에 달한다. 침체된 시장에서 유독 중국만 설비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는 중국 시장이 독주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TFT 어레이 장비 시장은 3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그중 중국 시장 규모는 75%를 차지하는 25억달러(약 2조8100억원)다. 전체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은 약 74억달러로 예측되며, 역시 중국 시장 비중은 74%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하는 설비 투자를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뜻이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과 한국의 장비 시장 규모는 비슷했다.

문제는 국내 장비 기업들이다. 최근 중국 BOE로부터 장비를 수주하는 국내 업체들이 생겨나긴 했지만 투자의 70% 이상은 대부분 미국과 일본 기업들이 가져갔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 패널 업체들이 가격은 다소 비싸더라도 기술을 전수 받을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들은 자국 내 시장이 악화되면서 중국에 일찌감치 진출, 현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

그나마 한국이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장비는 호응을 얻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와 마케팅 능력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 시장을 놓치다 보니 올해 들어 국내 장비 업계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국내에서는 패널 기업들의 이익이 장비 협력사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최영대 상무는 “지난해 20대 국내 장비 기업의 매출은 평균 37%가 줄어들었다”며 “투자 확대 품목 위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장비 시장 규모(단위 백만달러)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중국 의존도 심화…내년에는 70% 넘어서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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