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극심한 불황에 관련 사업도 직격탄
PC방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겪으면서 PC방용 관리 프로그램과 유지보수 사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신규 투자가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기존 사업마저 칼로 베듯 자취를 감췄다. 한 때 국내 1위 자영업종으로 대접 받던 PC방 사업이 몰락직전까지 몰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PC방 운용·관리시장을 50% 이상 점유한 CJ E&M 넷마블의 PC방 사업 자회사인 미디어웹이 인력을 축소, 사업 재조정에 나섰다. 대기업 계열 PC방 법인마저 이렇게 되다보니 중소 사업자나, 연계된 PC방용 관리 프로그램업체의 생존 몸부림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영업 경쟁이 아니라 `생존 전쟁`
PC방 업계 전반이 위축되면서 1차적으로 PC방용 관리 프로그램 업체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국내 PC방용 관리 프로그램 시장은 피카, 게토골드, 네티모, 멀티샵, 넷커맨더 등이 활약해 왔다. 2000년대 초반 온라인게임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PC방 창업 열기가 뜨거웠으나 게임 시장 성장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PC방 시장도 점차 수그러들었다. 자연스럽게 PC방 관리 프로그램 업계도 위축됐으며 최근 PC방 경영난이 가중됨에 따라 관리 프로그램 시장도 함께 어려움에 빠졌다.
넷마블은 지난 상반기에 전국 단위로 분포한 PC방 영업조직을 하나로 통폐합하고 관련 인력을 구조조정했다. 자회사 미디어웹도 `피카` 관련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네티모는 PC방 관리 프로그램 `애니웨어` 사업을 지난 상반기에 매각했으며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집중키로 했다. 네티모는 PC방 관리 프로그램으로 출발한 회사지만 지난 수년간 애니웨어 매출이 줄어들면서 신규 사업으로 시작했던 게임 퍼블리싱 부문만 유지하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위 사업자인 미디어웹과 대기업인 넷마블이 PC방 관련 조직을 줄일 정도니 다른 중소기업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며 “PC방 시장은 더 이상 활성화하기 힘든 분위기가 돼 사업 성장은 고사하고 현상 유지도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불황에 정부 규제 `엎친 데 덮친 격`
여러 원인이 중첩된 것이지만 PC방 업계에선 PC방 내 전면 금연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과 웹보드게임의 1일, 1회 베팅 한도 및 사용자 지정 금지 등 과도한 정부규제가 직접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PC방을 찾을 이유가 없어졌다는 게 PC방 업주와 이용자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온라인게임도 리그오브레전드(LOL)가 1년 이상 시장을 장악하면서 다른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PC방 이용 때 주던 혜택이나 선물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됐다.
한 PC방 이용자는 “예전엔 PC방을 가야만 누릴 수 있는 게 많았는데, 이제는 못하는 것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PC방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가 PC방과의 상생을 이야기하던 분위기도 완전히 사라졌다”며 “분명 게임산업 성장과 이용 문화의 한축을 담당했던 PC방이 사라지게 방치하는 것은 모두에게 손실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