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이 국내 대기업 사장 되려면 '평균 30년'

출신은 경기고·서울대·경영학과 많아

국내 대기업에서 신입사원이 최고경영자(CEO)가 되기까지 약 30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 100대 기업에 재직 중인 사장급 이상 비오너 경영인 163명 중 공채 출신은 전체의 74.8%인 122명, 비공채 출신은 25.2%인 41명에 달했다.

이들의 현재 평균 나이는 59.1세였으며 공채 출신 경영인은 평균 58.5세, 비공채 출신은 평균 59.3세였다. 공채 출신 경영인은 평균 25.1세에 처음 회사에 입사한 뒤 45세 임원(이사대우 혹은 상무보)에 올랐고 55.5세에 사장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사원에서 임원이 되는 데는 평균 19.9년, 임원 승진 후 사장까지 10.5년이 소요됐다. 신입사원에서 사장까지 오르는 데 평균 30.4년이 걸린 셈이다.

조사 대상 경영인 중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최연소로 사장이 됐다. 이 회장은 1965년 26세에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10년 만에 임원이 됐고, 다시 3년 만인 1978년 제일모직 사장에 발탁돼 입사 13년 만인 39세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은 1990년 현대정공에 입사한 뒤 19년 만인 2009년 현대글로비스 부사장(대표이사)에 발탁됐고 2012년 사장이 됐다. 장원기 삼성전자 사장(중국담당)은 입사 23년 만인 2004년 에스엘시디 사장에 올랐고, 안승권 LG전자 사장은 25년 만인 2007년 말 LG전자 사장(MC사업본부장)으로 승진했다.

비공채 출신 사장급 이상 경영인은 평균 45.6세에 회사에 입사한 뒤 10.2년을 재직하다 평균 55.8세에 사장에 올랐다. 비공채 출신 경영인의 전직은 국내기업(19명), 외국기업(6명), 연구원(5명), 고위공무원(4명), 판·검사(2명), 군인(1명), 언론인(1명) 등이었다.

공채와 비공채를 통틀어 전체 경영인의 학력을 보면 학사 출신이 102명, 석사 출신이 36명, 박사 출신이 24명이었다. 고졸은 조성진 LG전자 사장 1명이다.

비공채 출신 경영인은 41명 중 석사와 박사 학위 소지자가 27명으로, 전문가 출신 보강 차원에서 영입돼 최고경영자에 오른 경우가 많았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KAIST 석사와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을 거쳐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다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에 입사했다. 1991년 이사로 승진했고 2004년 사장(시스템SI사업부), 2012년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전체 163명 가운데 출신 고등학교는 경기고가 17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고 13명, 경복고 11명, 중앙고 9명, 경북고 7명 등의 순이었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 69명, 연세대 22명, 고려대 21명, 한양대 10명, 한국외대 8명 등이었다. 전공은 경영학이 36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제학과 화학공학이 각각 11명이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