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라테`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뉴스에서는 심심찮게 커피컵에 담긴 녹색 강물 사진을 볼 수 있다. 녹조는 적조와 달리 독성을 띄지는 않는다. 그러나 연안 양식, 선박 운항 등에 피해를 주고 해안 오염시 악취가 나는 등 환경 오염의 대표 사례로 지목받았다. 대만 해협이나 양쯔강 하구 수베이 지역에서 녹조가 생겨 동중국해와 남해 지역으로 퍼져나간다. 녹조 발생은 수온과 조류, 바람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금까지 이상 기온일 때 자주 발생했던 녹조는 큰 비가 내리면 녹조가 아래로 내려가 자연 소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주요 강을 중심으로 녹조 현상이 급격히 증가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일부 환경단체에서는 지난 정부 4대강 사업의 피해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녹조로 인한 환경 피해가 커지자 녹조 저감 등 오염된 물을 깨끗하게 바꾸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사회 현안을 해결하는 과학기술이 필요해지면서 공공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녹조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녹조 유발 주요 원인 물질 `인`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생태계 위험 요소를 만들지 않기 위해 부산물을 추가적으로 생성하지 않는 친환경 오염물 제거 기술도 필요하다.
물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한 기술 중 환경 나노소재가 관심을 받고 있다. 환경 나노소재는 환경 기술분야에 적용될 목적으로 개발한 나노물질이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환경 나노소재는 빠른 오염물질 제거 속도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이승학 KIST 물자원순환연구단 선임연구원은 “비슷한 크기의 다른 물질보다 오염 물질 제거 반응성이 뛰어나 환경 나노소재가 손꼽힌다”며 “그러나 나노물질이 2차오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나노물질을 회수하는 기술이 뒤따르지 않으면 상용화가 어렵다”고 밝혔다.
KIST 물자원 순환연구단은 수처리 시장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경쟁력이 뛰어난 환경 나노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환경 소재는 인을 분리 회수할 수 있는 지르코늄 기반 메조 기공 인 흡착제다.
`음이온 교환 수지를 이용한 인 제거 향상` `백운석 첨가가 응집에 의한 하수 처리수의 인 제거에 미치는 영향` `표면 개질된 메조기공 실리카를 이용한 인 제거` `티타늄과 실리콘 기반 메조 구조체를 이용한 인 제거` 등 다양한 연구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KIST는 수원시와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KIST가 사회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과학기술의 일환으로 올해 4월부터 녹조방지 및 제거 기술 개발에 공동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KIST는 기술 개발을 연구하고 수원시는 관련 기술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테스트 사이트(Test Site)를 제공한다. 수원시 서호꽃뫼공원 내 부지가 선정됐다.
KIST 녹조방지 및 제거 기술 개발은 개방형 연구사업(ORP)의 대표 사례다. 각종 재난과 국민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국민 행복 기술을 개발하자는 취지다. 녹조 저감 기술은 3년 동안 매년 3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KIST는 그동안 축적해온 연구 역량과 함께 베를린 공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학계와 생명공학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등 연구계, 신소재와 신공정 개발 관련 전문업체 등의 역량을 통합해 효율적인 인처리 기술 개발을 진행한다. 녹조 제거 기술 개발과 이를 실증 분석하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녹조 예방·방제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양성광 미래부 미래선도연구실장은 “녹조 해결을 위해 독일 녹조 전문가 초빙뿐 아니라 독일 기본 기술이 우리나라에 맞게 적용될 수 있는 융합연구를 진행할 것”이라며 “그동안 각각 연구소가 나눠져 과제를 수행했지만 사람이 오가며 기술차이 등을 확인하면 진정한 융합연구에 나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KIST는 26일 성북구 하월곡동 본원에서 녹조로 인한 피해 예방 및 방지를 위한 과학적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통합적 녹조 예방, 제거 및 제어 기술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심포지엄도 개최한다.
심포지엄은 국내외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올 여름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녹조의 발생 원인 및 실태를 파악하고 관리 및 제어와 관련된 대책을 마련한다. 녹조 환경영향평가와 녹조 발생 원인인 영양염류의 효율적 처리 방안을 모색하는 등 다각적 시각에서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쓴다.
심포지엄도 16개 외부기관이 대거 참여하는 ORP의 일환이다. 이상협 KIST 박사와 스테판 플럼마커 리마 베를린공대 교수가 공동으로 녹조연구단장을 맡아, 통합형 녹조 저감 기술과 녹조의 생체적 위해성과 그 해결방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