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중국에서 체면을 구겼다. 2분기 시장점유율 5%를 밑돌며 판매 순위 7위에 머물렀다. `애플 따라 쟁이`로 유명한 신생 기업 샤오미에게도 밀렸다. 창업 2년에 불과한 기업에게도 뒤질 만큼 상황은 굴욕적이다.
중국 시장에서 애플의 부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현지 언론은 애플이 앞으로도 `베스트5`가 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테크인아시아 보도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애플 아이폰은 여전히 중국에서 럭셔리 아이템으로 꼽히지만 아이폰을 원하는 중국인은 소수다. 다수에게 성능은 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가격 대비 성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샤오미 등 신생 기업이 촉발한 저가 경쟁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애플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제조사가 저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프리미엄폰의 대명사 애플이 뒤늦게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저가 스마트폰 `아이폰5C` 출시를 앞둔 이유다.
저가 모델이 나온다면 성공할까. 장담할 수 없다. 이미 너무 많은 대체재가 시장에 나와 있다. 특히 샤오미와 메이주 등 신규 브랜드들이 애플의 `쿨`한 이미지를 빼앗았다. `혁신하면 애플`이었지만 신 모델 출시가 늦어지며 이미지가 상당 부분 희석됐다. 그사이 샤오미와 메이주는 뛰어난 디자인과 직관적 UI, 자체 앱 마켓을 앞세워 중국 젊은이들에게 가장 `쿨`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더 큰 화면을 선호하는 이른바 `패블릿` 열풍도 애플에겐 불리하다. 평균 5인치 이상의 큼지막한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는 패블릿 제품과 달리 애플 아이폰은 최대 4인치다. 아이폰 사용자는 큰 화면에 대한 갈증을 별도의 스마트패드로 풀 수밖에 없지만 미국과 달리 세컨드 기기를 살 여력 있는 사용자가 많지 않다. 결국 많은 소비자 선택은 아이폰에서 패블릿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만들지 못한 것도 문제다. 중국 1위 이동통신사 차이나텔레콤이 아이폰을 지원하지 않는 것을 차치해도 유력 인터넷 기업과도 별다른 협력관계가 없다. 샤오미가 텐센트와 연합하는 등 현지 제조업체들이 유력 인터넷 기업과 함께 프로모션에 나서는 반면 애플은 이렇다 할 현지 홍보 채널이 없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