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품질 경쟁력 중심으로 정예의 협력사를 선발하는 이른바 `정예화`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협력사가 우수 업체 선발을 놓고 잔뜩 긴장하고 있다.
12일 KT와 KT협력사에 따르면 KT가 하반기 통신장비 등 물자 구매정책에 `정예화` 전략을 도입한다.
`정예화`는 검증된 우수업체를 중심으로 동반성장 전략을 공유하는 것으로 KT는 지난 2009년에서 2010년에 걸쳐 정보통신공사 협력사를 대상으로 이를 시행한 바 있다.
KT는 우선 제안서 중심이었던 제안요청서(RFP) 평가에 현장실사를 추가해 검증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평가항목에서 재무를 후순위로 배치하고 운용과 생산품질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재무능력이 다소 약한 기업이라도 품질만 검증되면 적극적으로 손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네트워크기술본부가 담당하던 기술능력 평가도 구매전략실로 옮긴다. 업계 관계자는 “구매전략과 결정과정을 일원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사가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을 제안해 채택될 경우 해당 아이디어 권리를 보장하고 일정기간 동안 수의계약을 포함해 독점으로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이를 위해 이익성과금(P/S)을 비롯한 구체적인 성과공유 체계를 운영한다.
사후관리도 엄격해진다. 정예 협력사에서 탈락한 업체는 잠재공급사 풀로 관리하고 상황에 따라 긴급 발주시 물량 정도만 배정할 계획이다. 또 잠재공급사 중 아이디어 제안 등으로 성과가 날 경우 공급자격을 부여하는 등 구제방안을 마련했다.
정예 협력사로 선정됐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KT는 매년 품질평가를 실시해 일정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 협력사에서 제외시킬 방침이다.
업계는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정예화 정책은 이미 기술이 검증된 글로벌 업체보다는 국내 업체에 영향이 더 클 전망이다.
KT 협력사 한 사장은 “국내 업체들 중에서 공급권 확보에 실패하는 업체들이 다수 발생할 것”이라며 “일단 난립한 협력사를 정리하고 우수 협력사에 기회가 더 부여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KT는 이번 정예화 정책으로 협력사들과 글로벌 진출까지 동반성장을 꾀한다는 목표다.
KT 관계자는 “기존에는 재무능력이 있고 납기만 잘 지키면 됐지만 하반기부터는 품질위주로 구매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며 “운용·생산품질 능력 검증을 핵심으로 협력사에 글로벌 품질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