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전력난 나몰라라

최악의 전력난이 우려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가 정부 절전규제 시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일부터 정부의 절전규제가 시작됐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한 대기업 20여 곳이 절전규제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이행률이 지난 겨울철 대비 약 7% 낮은 83%에 수준이라고 11일 밝혔다. 산업부는 이날 절전규제를 지키지 않은 대기업 명단과 위반횟수를 공개하며 절전규제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가 지난 5월 말 발표한 절전규제 대책에 따르면 계약전력 5000㎾ 이상의 전력 다소비업체들은 이달 5일부터 30일까지 하루 4시간씩 의무적으로 3~15%씩 전력사용량을 감축해야 한다.

정부의 절전규제를 가장 많이 위반한 기업은 기아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총 5일간 진행된 절전규제 시행기간 중 기아차 광주공장의 경우 위반횟수 5일을 기록, 단 하루도 정부의 절전요구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기아차 광명공장과 광산공장은 위반횟수 4일, 오산공장은 3일을 각각 기록해 정부의 절전대책을 거의 이행하지 않았다.

현대차 전주공장과 아산공장은 절전규제 시행기간 5일 중 4일을 위반했고 울산공장도 3일을 지키지 않았다. 이 밖에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과 현대로템 안양공장도 5일을 위반해 여름철 절전규제를 단 하루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LG화학 파주공장과 LG실트론 구미2공장, 에쓰오일 울산공장, 하이트진로 전주공장, SK네트웍스 서울사무소 등도 위반횟수 5일을 기록, 절전규제를 무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부는 “일부 대기업들의 무관심으로 정부의 절전규제 이행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주요 대기업들이 절전에 제대로 동참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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