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 전직 간부의 기밀 유출 재판과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출석·증언 명령이 내려진 뉴욕타임스 기자가 출석 명령 철회를 요구했다고 9일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제임스 라이즌 뉴욕타임스 기자는 에릭 홀더 법무장관에게 법정에 나와 증언하라는 법원의 소환명령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항소법원은 지난달 19일 라이즌 기자에게 CIA 전 간부인 제프리 스털링 재판에 출석해 증언하라고 명령했다.
항소법원의 출석 명령은 1심 법원의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언론인에 대한 소환은 자제되고 최후의 수단으로서만 사용돼야 한다`는 법무부의 새 언론자유 지침이 만들어진 직후 나왔다. 당시 법원은 불법으로 정보를 제공 받은 기자가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의해 보호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수정헌법 제1조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다. 반면 1심은 라이즌 기자가 수정헌법 제1조에 의해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언론의 자유와 취재원 보호를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라이즌 기자도 홀더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법무부가 새로 마련한 언론자유 지침에 따라 법원의 출두명령은 철회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라이즌 기자에게 출두 명령이 내려진 재판의 당사자인 스털링은 외국의 무기체계와 관련한 CIA 기밀 서류 등을 지난 2003년 초부터 기자에게 제공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해당 국가와 기자의 이름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스털링이 라이즌 기자에게 자료를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즌 기자는 지난 2006년 `전시 상태:CIA 비밀 역사와 부시 행정부`란 책을 통해 이란 핵개발 저지를 위한 CIA 공작 등을 폭로했다. 이 책에는 한 CIA 간부가 이란인 이중스파이에게 이란 내 CIA 스파이들의 신원에 대한 자료를 실수로 보내는 바람에 이란 내 CIA 정보망이 일망타진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