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베트남 데이터센터 구축 `무기한 연기`…IT서비스업계, 해외사업 수주 차질 우려

IT서비스업계 초미의 관심사인 1000억원 규모 베트남 정부통합데이터센터 사업이 무기한 연기됐다. 사업 추진이 무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국내 IT서비스기업의 해외사업 수주에 차질이 우려된다.

수출입은행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정부통합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을 보류해달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8일 밝혔다. 베트남 정부통합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은 우리나라 EDCF 지원으로 국내에서 구축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돼 있다. 예정대로라면 연초 관련 컨설팅 사업을 발주, 사업자 선정이 이뤄졌어야 했다.

사업 연기는 베트남 정부부처 간 정부통합데이터센터 구축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통합데이터센터는 각 부처별 정보시스템을 한 곳으로 통합,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부처 간 협의는 필수적이다.

베트남은 전자정부 수준이 낮아 부처별 정보시스템이 제각각 이어서 통합을 위한 부처 합의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한국형 정부통합전산센터를 모델로 추진하지만 정보시스템 통합 시점과 방법은 현지에 맞는 방식을 고려했다.

최근 정부통합전산센터를 총괄하는 베트남의 고위공무원이 바뀐 것도 사업 추진이 미뤄진 원인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아직 사업이 무산된 것은 아니다”며 “베트남 정부가 사업을 빨리 추진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대를 모았던 초대형 해외 사업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사업 수주를 준비했던 IT서비스기업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적극적인 수주 의사를 보였던 삼성SDS와 현대정보기술을 비롯해 LG CNS, SK C&C 모두 관망하는 자세로 돌아섰다. 삼성SDS는 우리나라 정부통합전산센터 구축 경험을, 현대정보기술은 베트남 금융권 IT사업과 다낭시 전자정부 수행 경험을 내세울 계획이었다.

사업 수주를 위한 우리나라 정부 지원도 중단했다. 안전행정부 정부통합전산센터는 베트남에서 사업 추진을 지원하던 인력을 최근 복귀시켰다.

IT서비스업계 관계자는 “올해 발주될 것으로 예상, 사업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사업이 무기한 연기돼 허탈한 상황”이라며 “현재는 내부적으로 변화되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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