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e프론티어]<3>구달

구달(대표 이윤문)은 지난해 설립된 산업용PC 전문업체다. 18년 동안 용산에서 컴퓨터를 비롯한 IT기기를 유통해 온 경험을 토대로 제조업에 진출했다. 덕분에 소비자의 눈빛만 봐도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차릴 정도로 내공이 탄탄하다. 무엇보다도 신상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풍부하다.

Photo Image
구달 직원들이 UPS내장 일체형컴퓨터인 `네버다이`를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 회사 주력제품은 무정전전원장치(UPS)를 내장한 일체형 컴퓨터다. 갑작스레 정전이 발생해도 30분에서 60분까지 자체 전원으로 동작하는 컴퓨터다. 병원이나 소방서 등 정전이 발생해도 업무를 지속해야 하는 환경에 최적화했다.

150W급 저전력 어댑터를 사용해 일반 데스크톱PC에 비해 전력소모량이 적다. 또 우수한 열관리 시스템으로 발열효과를 높이고 소음을 줄인 것도 특징이다. 특히 본체와 모니터를 결합한 일체형 제품이라 설치가 간편하고 공간을 깔끔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윤성정보통신과 성신컴퓨터 등 대리점망을 통해 전국 각지의 병원과 학교, 기업 등에 공급 중이다.

연말께는 여기에 보안기능을 내장한 신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전자태그(RFID) 기술과 근접거리 센서 등을 활용해 등록한 사용자가 일정 거리를 벗어나면 자동으로 잠금 모드로 들어가 타인이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안문제의 70% 이상이 내부 유출로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말께 개발을 완료해 내년 초에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MRO 전문업체인 큐브릿지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큐브릿지 판매망과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기업을 대상으로 한 B2B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용산에서 유통사업을 하면서 닦아놓은 네트워크망과 기존 대리점망에 큐브릿지까지 힘을 보태면 마케팅 역량과 범위를 크게 확대할 수 있게 된다.

구달은 이를 통해 올해 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 17억원보다 갑절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UPS를 내장한 일체형 PC 단일제품으로 상반기에 7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터라 B2B 시장과 조달시장에 진입하면 매출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해외시장에는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홍콩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 바이어 문의가 들어오는 등 UPS 내장 일체형 PC에 많은 관심이 몰리는 것도 호재다. 구달 측은 동남아 지역은 전력공급이 불안정해 정전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으로 분석,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수출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인터뷰-이윤문 사장

“용산에서 18년간 컴퓨터 관련 제품을 유통했어요. 사용자 입장에서 편의성을 많이 따지게 됐습니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직접 만들어 제공하고 싶어 제조업을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 출시한 UPS 내장 일체형PC가 첫 작품입니다. 갑작스런 정전으로 작업하던 데이터를 날려버리고 곤혹스러워 하는 사례를 자주 봤어요. 무정전전원장치(UPS)를 내장하면 노트북처럼 정전이 돼도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이윤문 구달 사장은 용산에서 잔뼈가 굵은 유통맨이다. 그런 그가 지난해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오랜 세월 소비자와 함께하면서 생각해 온 아이디어를 직접 상품화하겠다는 의지가 그의 등을 떠밀었다.

하지만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중소기업에 제조업은 녹록지 않았다. 개발한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양산 비용이 달렸다. 더구나 소비자들이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생소한 중소기업 제품이라는 이유로 외면하는 때가 많았다. 그는 “대기업 제품만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있지는 않았다. 그는 가장 먼저 중소기업 공동 AS망 가입을 서둘렀다. 이달 말쯤이면 중소기업 공동AS센터 등록을 완료한다. 공동AS센터를 활용하면 그동안 택배로 하던 AS를 출장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이 사장은 “이달 중에 조달청 등록도 마칠 예정”이라며 “관공서 공급과 B2B 시장에 본격 참여하면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