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파장에…특허 대응 전략 바뀌어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애플 수입금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 제품에도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릴 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식재산(IP) 전문가들은 형평성에 맞춰 애플처럼 수입 금지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오바마 거부권 행사가 지나친 보호무역주의라는 여론이 비등하면서 판결이 뒤집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애플 특허 분쟁에서 ITC가 삼성에도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의 거부권 관련해서는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전종학 대한변리사회 부회장은 “애플이 표준 특허를 침해했어도 ITC가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 만큼 일반 특허를 침해한 삼성에도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릴 것”이라며 “오바마 정부가 비차별적 사용 의무가 있는 프랜드(FRAND) 원칙을 들어 거부권을 행사한 애플 특허 침해와 달리 거부권 행사 명목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미국 입장에서는 ITC가 삼성제품 수입 금지를 내린다면 환영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 변리사도 “삼성이 애플 특허를 침해한 것은 표준 특허가 아닌 만큼 ITC가 당연히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업계에서 예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특허 대응 전략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거부권이라는 선례를 남긴 만큼 기업 대응 전략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함윤석 미국 LHHB 대표 특허변호사(전 재미특허변호사협회장)는 “제품 일부분의 사소한 특허침해만 밝혀내면 제품 전체의 수입·판매금지 결정을 받아 낼 수 있었던 ITC를 통한 소송전략 보다는 연방법원 특허침해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이끌어 내는 방향으로 특허권을 주장하라는 일종의 메시지”라며 “ITC를 통해 경쟁사 제품을 손쉽게 시장에서 몰아내는 것 보다는 법원을 통해 침해된 특허권의 보상을 얻어내는 쪽으로 미국내 기업의 소송전략이 수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공격적인 특허 소송기업, 특허관리전문회사(NPE)가 ITC 소송을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변리사는 “거부권 문제는 배제하고 ITC가 삼성 제품 수입 금지를 내린다면 NPE는 효율적으로 특허 침해 소송을 할 수 있다고 각성 하게 될 것”이라며 “ITC 소송 사례가 적은 만큼 기업이 대응 전략을 구축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