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은 다양한 전공과 지식, 기술이 뒤섞여 있습니다. 창조경제가 화두가 되는 요즘, 이를 잘 `비벼` 다양한 구성원과 기술이 시너지를 내는 공동기술지주회사를 만들 것입니다. 출연연이 창조경제의 선도조직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지난달 출연연 공동기술지주회사 설립준비위원장을 맡은 정연호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공동기술지주회사는 각 출연연이 보유한 기술적 다양성을 이용하기 위한 일종의 도구 역할”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일자리 창출, 중소·벤처산업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동기술지주회사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17개 출연연이 참여한다. 기술지주회사가 설립되면 장기적인 벤처기업 육성으로 창업기업 생존율이 높아지고 기술 융합과정이 수월해져 신산업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는 해석이다. 또 여러 출연연의 관심과 지원으로 수혜기업이 보다 안정된 창업 환경 속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 출연연 간 벽으로 인식되던 `이질감`이 공동기술지주회사라는 연합된 조직을 통해 걸러지고 희석돼 새로운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현재 출연연별로 설치된 기술이전전담조직(TLO)과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TLO는 규모나 역량이 부족해 활성화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이에 비해 17개 출연연이 참여하는 연합 지주회사는 법률적 제도가 탄탄할 뿐만 아니라 규모도 커 상당히 파워풀하게 운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은 단위의 연구소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규모를 키운다면 보다 다양한 융합 기술 발현이 가능해지고, 민간 자본도 들어와 산업계로 뿌려지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기대감에서다.
하지만, 기술에만 집착하면 크게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장 원장의 판단이다. 그는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왕도가 될 수 없다”며 “기술사업화가 성공하려면 기술의 수월함뿐만 아니라 경영, 판로, 판매 등 모든 경영 상황이 종합적으로 잘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원자력연구소에서 키워낸 기업들은 생존율이 80~90%에 달할 정도로 무척 강하다”며 “장기간 끈질기게 업체를 친절하게 지원한 결과가 성공으로 이어진 만큼 필요하다면 그간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향후 공동 기술지주회사에도 접목할 수 있을 것”라고 설명했다.
“과거 출연연에서 개발한 기술은 국내 산업을 일으키고 키우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앞으로는 공동기술지주회사를 통해 그간의 성과를 더 많이 확산시키고 창업으로 연계해 침체된 국가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할 것입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