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기업용 메시징 기업 "KT·LG유플러스 불공정 시장 잠식"…공정위 제소

신용카드 거래 알림 문자와 같은 기업용 메시징 분야 중소기업들이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고 미래창조과학부에 탄원서를 냈다. 이들은 “중소사업자에 망 임대만 해오던 기간통신사가 시장이 커지자 도매원가보다 낮은 불공정 가격으로 무분별하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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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비엠시스템즈 등 2개 중소기업은 최근 KT와 LG유플러스가 불공정 거래를 일삼고 있다며 공정위에 제소했다. 또 전문기업 9개사가 모여 최근 발족한 기업메시징부가통신사업자협회는 29일 미래부에 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협회 관계자는 “조만간 협회 차원에서도 공정위에 대응하는 등 총력전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中企 “KT·LG유플러스 도매원가 이하 소매가로 시장 잠식”

이들 중소 부가통신사업자들은 KT와 LG유플러스가 기간통신사로서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중소 부가통신사업자에 고가의 원가를 책정하고, 통신사는 이보다 낮은 원가로 영업하면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소사업자 관계자는 “100만건 이상, 1000만건 이상 등으로 요금이 구분되긴 하지만 보통 중기가 내는 망 대가 수준은 9~10원 안팎”이라며 “반면 KT나 LG유플러스는 이보다 낮은 8~9원에 영업하면서 중기의 씨를 말리고 있다”고 말했다.

즉 공공재인 기간통신망을 도로에 비유해 가정하면, 한국도로공사가 직접 운송시장에 뛰어들어 자사 내부 사업부에는 낮은 통행료를 부과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것 같은 상황과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중소사업자 관계자는 “KT와 KTF, LG데이콤과 LG텔레콤이 합병하면서 도매제공사업자가 됐으면 이 시장에서 물러나야 공정한데, 오히려 도·소매 간 다른 원가를 적용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늘렸다”며 “이 때문에 오랫동안 영위한 사업을 접는 기업도 생겨났다”고 토로했다.

◇시장규모 8년만에 5배 커져…통신사 “개선 노력 중”

1998년 전문기업 인포뱅크에 의해 처음 열린 기업용 메시징 시장은 모바일로 각종 금융거래나 증권 거래 알림 뿐 아니라 쇼핑 정보까지 받는 등 수요가 늘어나면서 5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시장 규모가 1000억원 이하였던 2005년까지는 전문 중소기업이 사업을 영위하고 통신사는 망 임대료만 받았지만, 이후 KT와 LG유플러스(당시 데이콤)이 직접 뛰어들면서 이 두 회사가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협회는 “KT나 LG유플러스의 행태는 전기통신사업법에서 금지한 설비의 도매제공 등에 대해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행위 공정거래법 상으로도 원가를 이원화 한 불공정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는 “약관에 반영된 도매가보다 낮게 영업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도 “신규상품부터는 중소 사업자에 제공하는 도매가보다 높은 소매가를 책정하고, 기존 고객사와도 가격 인상을 협의하는 등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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