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시장, 계약거래 등장 앞두고 폭풍전야

전력시장이 계약거래 도입을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민간발전사는 손익을 따지느라 머리를 싸매고 산하기관 입장 대변에 정부부처 간 갈등까지 벌어지고 있다.

25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김한표 의원(새누리당)이 발의한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놓고 민간발전업계와 국토교통부,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은 현행 전력거래 시장에 `정부승인 차액계약`(계약거래)을 도입하는 게 골자다. 계약거래는 한국전력과 같은 판매회사와 발전회사가 사전에 전력가격을 정하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에 차익을 상호 보전하는 제도다.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가격이 아닌 상호 협의한 적정가격에 전력을 거래하는 것으로 전력구매 시 할인율로 사용되는 정산조정계수와 성격이 비슷하다.

계약거래 도입은 지금까지의 전력시장 거래 관행을 바꾸고 실질적인 전력시장 개편 의미도 있어 업계에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민간발전업계는 계약거래 도입에 노골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는 않다. 계약거래 특성상 시장거래 가격이 급락하면 그 손해분을 판매회사가 보전해주는 보험성격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적용 의도와 세부 운영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수익규제로도 활용될 수 있어 불안한 눈치다. 이미 지난 3월 전력가격 상한제 도입으로 수익 부문에 철퇴를 맞은 터라 그 불안감이 더하다.

민간발전업계의 요구는 개정안 통과 시 정부부처의 제도 도입 로드맵 공개다. 계약거래 제도 도입 시기와 발전원별 적용 범위, 계약금액 수준 예상 등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에 공청회 개최를 요청,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특히 판매사업자가 한국전력 한 곳으로 한정된 상황에서 계약거래 금액 협의 결렬 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개정안 검토보고서에도 판매시장 독점상황에서 다수의 발전사가 한전과 체결하지 않을 시 행정처분을 하는 부분은 이견이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는 수력발전 수익 하락 및 댐 주변 지역주민 지원금 감소를 문제삼고 있다. 계약거래를 도입한다 해도 그 대상에 수력발전기가 포함돼서는 안 된다는 요구다. 수력발전기는 사실상 연료비가 없어 연료비 기준 계약거래가 이뤄지면 전력기준 가격을 그대로 받는 것과 비교해 상당한 수익감소가 발생한다.

수자원공사는 이미 4대강 사업으로 심각한 재정적자에 빠진 상황에서 국가적 차원으로 볼 때 다 같은 공기업 수익을 굳이 한전이 가져가려 한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각 부처 산하기관의 이해득실이 걸린 사안을 산업부가 단독으로 처리한다며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산업부와 한전은 수력발전소 주변 주민의 지원금을 대신 메워주더라도 계약거래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력업계는 전체 거래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 일방적으로 처리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계약거래 도입에 따른 손익 여부를 떠나 중요한 사안을 너무 빨리 처리하려는 모습”이라며 “제도 도입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 등을 이해관계자와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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