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미래부 100일…창조경제 밑그림 그렸지만 색깔이 없다

미래부 장관 취임 100일, 성과와 과제

지난 4월 17일 `창조경제 구현을 통해 새로운 국가적 도약`을 다짐하며 취임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오는 26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정부조직법 개정 지연으로 뒤늦게 출발한 미래부가 최 장관 취임으로 정상 궤도 진입을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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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장관 취임 이후 미래부 100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미래부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단기 실적보다 근본적 개혁과 체질 개선이라는 원칙 아래 장기 비전을 갖고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반면에 당초 기대를 모았던 창조경제 대표부처 역할에는 미흡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쏟아진다. `무색 무취`에 `존재감이 없다`는 혹평도 제기된다.

100일간의 짧은 시간을 두고 평가하는 게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첫해에 5년간 비전을 만들지 못하면 임기내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미래부는 `국민 행복과 희망의 새 시대`라는 박근혜 정부의 비전을 실현할 창조경제 핵심부처여서 평가는 더욱 냉정하고 혹독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 미래부의 성공이 새 정부의 성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 장관 취임 이후 미래부는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과를 달성했다. 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과제도 적지 않다. 성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되 미흡한 분야는 반성하고 심기일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래부는 출범 이후 우선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국가 연구개발(R&D)과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활용한 창업생태계 조성과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신산업과 신수요 창출, 소프트웨어(SW)와 콘텐츠 핵심 산업화 등을 목표로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100일간 미래부 일정표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정책 발표로 채워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래부는 지난 5월 15일 기재부 등 주요 부처와 공동으로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발표한 것을 필두로 6월에는 한국형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청사진이나 다름없는 `창조경제 실현계획-창조경제 생태계 조성방안`도 내놓았다.

이어 7월에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부당단가 근절대책의 하나로 SW 유지관리 대가 예산을 오는 2017년까지 15%내에서 단계적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SW 공공발주 제도 개선 방안도 발표했다.

미래부는 또 글로벌 K-스타트업 프로그램(5월)과 스마트광고 진흥 정책, 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 등 인터넷 신산업 육성 방안, 벤처 1세대 활용 및 재기 프로그램 추진 계획(이상 6월), 정보보호산업 발전 종합 대책과 콘텐츠산업진흥 계획, 글로벌 창업 활성화 계획(이상 7월) 등도 수립했다.

이처럼 미래부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정책을 숨가쁘게 내놓은 가운데 창조경제의 토대가 될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도 확정됐다.

창조경제로 전환에 필요한, 창조경제의 차질없는 성공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마련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 뿐만 아니다. 미래부는 범부처적 속성을 지닌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해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와 정책 협력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최 장관은 이달 초 “미래부가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부처로서의 정체성을 정립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와 다른 평가도 적지 않다. 뚜렷한 방향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각각의 정책에 대한 평가도 후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일례로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은 과거 정부의 정책과 차별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벤처·창업지원이 주요 내용이지만 김대중 정부 시절의 벤처 육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의 IT벤처 육성정책 효과가 김대중 정부 이후 본격화 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래부의 정책 목표는 자칫 `장밋빛` 전망으로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장관 취임 이후 100일이 향후 5년간 추진될 정책에 대한 기본 골격을 세운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동시에 현실과의 괴리를 좁히고 혼선을 최소화시켜 나가야 할 시점이다.

단순한 `정책 제시` 차원을 넘어 `구체적으로 무엇인 가를 보여줘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하나의 목표라도 확실하게 마련해서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 남발이 아닌 정책 목적을 분명하게 설정하고 그에 맞는 수단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와 동시에 정책간 일관성을 담보하고 단계별 로드맵도 다져야 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단발성 정책보다 중장기적인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러 가지 정책이 제시됐지만 우선순위가 분명하지 않고 서로 상충되는 등 정책 자체가 표류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게 여론이다.

창조경제에 대한 관심 제고로 주요 부처가 미래부의 주요 정책 수립에 발목을 잡고 있음에도 범정부 차원의 조정기능이 취약해 업무조율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미래부에 부담이다.

새로운 정책 추진에도 걸림돌이다.

미래부 장관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리더쉽을 발휘해야 하는 이유다.

이와 동시에 예상 가능한 문제에 대한 대비는 물론이고 실행 주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하는 역량도 키워야 한다.

미래부가 창조경제를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창조경제 대해 분명한 정책 흐름을 보여줘야 한다.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기획능력 제고와 창조경제에 관한 공감대 확산 등도 주요 과제로 지적된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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