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A에도 크게 변함없는 `체감속도`

이유는 1년만에 4배 늘어난 데이터 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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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나희씨(28)는 이달 초 삼성전자의 `갤럭시S4 LTE-A`로 휴대폰을 바꿨다. 즐겨보는 스트리밍 동영상을 좀 더 빠르게 이용하기 위해서지만 이씨가 경험하는 실제 속도는 30~40Mbps 안팎. 그는 “전에 쓰던 LTE 폰보다는 빠른데 광고(150Mbps)처럼 두 배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기존 롱텀에벌루션(LTE)보다 전송 속도가 두 배 빠른 LTE-A 서비스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체감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LTE 서비스가 처음 시작됐을 때도 비슷한 불만이 쏟아졌다. 기술 발전 속도보다 트래픽 증가량이 월등하게 빠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급증하는 트래픽 증가량을 압도할 기술 개발과 추가 주파수 대역 확보가 보다 속도를 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7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국내 무선통신 트래픽은 지난 5월 처음으로 7만테라바이트(TB)를 넘어선 7만861TB를 기록했다.

이 중 LTE 트래픽이 4만4497TB로 62%를 차지한다. 1년 전 통신 3사가 LTE 전국망 구축을 완료한 시점인 2012년 5월 트래픽은 1만578TB다. LTE에서 LTE-A로 진화하며 이론상 속도가 두 배 늘어났을 때 트래픽은 네 배가 넘게 폭증한 것이다. 일반 가입자가 항상 최고 속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속도로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LTE 상용화 후 멀티캐리어(MC), 주파수집성(CA) 등 체감 속도를 높여주는 기술이 계속 상용화되고 있지만 트래픽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적한 주파수를 자동 선택하는 멀티캐리어 기술은 지난해 7월 처음 상용화, 수도권과 전국 23개시 주요 밀집지역으로 확대된 건 올해 초 무렵이다. 이때는 이미 LTE 트래픽이 지난해 7월 당시의 1만5501TB에서 두 배가 늘어난 3만355TB에 이르렀다. 이후 1년 만에 LTE-A가 상용화 됐지만 트래픽은 올해 초에 비해 1.5배 넘게 늘어나 LTE 체감 속도는 기존 20~30Mbps에서 10Mbps 정도밖에 빨라지지 않은 것이다.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항상 예상보다 빨리 늘어난다`는 게 통신업계에서는 이미 정설이 됐다. SK텔레콤 한 임원은 “지금까지의 트래픽 증가 추이와 새로운 서비스·단말기 출시 일정까지 고려해 트래픽 예측치를 산출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그보다 많았다”며 “사실상 트래픽 증가량에 발맞춘다는 것이 무의미하고, 최대한 빠르게 네트워크를 진화시키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체감속도가 눈에 띄게 개선될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2015년 두 광대역 주파수를 묶는 CA기술이 상용화되고, 이듬해 3개 주파수를 집성하는 기술까지 서비스가 시작되면 폭증하는 트래픽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 세 개 대역을 집성하면 이론상 LTE보다 여섯 배, LTE-A보다 세 배 빠른 속도가 가능하다.

기술 진화와 별도로 주파수 자원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통신사 관계자는 “기술 개발에 당장 따라올 수 있는 만큼 주파수 자원이 재배치되지 못하기 때문에 체감속도가 빠르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LTE 트래픽 증가 현황(단위:TB)

자료:미래창조과학부

LTE-A에도 크게 변함없는 `체감속도`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