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맨날 소프트웨어(SW)산업을 육성한다고 하는데 왜 발전이 더딜까. 외국 기업과 달리 우리나라 SW기업들은 제값을 받지 못할까. 우리나라 SW산업을 보면 늘 드는 의문이다. SW산업 육성 정책이 겉돈다는 것은 초점을 엉뚱한 곳에 맞췄다는 얘기다. 시장이 저절로 창출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회성 일감을 만들거나 경쟁력 없는 기업을 먹여 살리는 데 치중됐다.
제값을 받지 못하는 풍토도 그렇다. 수요자가 제값을 주지 않거나 또는 공급자가 그만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간 수요자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다. 필요한 SW를 사는 데 제값을 주는 게 아니라 오로지 싼 것만 찾는다. 그런데 외국 SW엔 제값을 준다. 외산 브랜드 파워와 시장 지배력 때문만일까. 아니다. 누구도 공급할 수 없는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수요자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했던 우리 기업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17일 국회 상임위원장과 대학교 총장, SW산업협회장 등이 함께 한 상용SW경쟁력강화포럼이 발족했다. 정치인과 학자까지 힘을 보탤 정도로 우리 상용SW경쟁력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공공발주자협의회, 정부정보화협의회와 같은 사용자 그룹까지 가세했다. 바람직하다. 참석자들의 말마따나 수요자에 의해 SW가 만들어지고 고쳐지며 가격과 소유권까지 결정되는 후진적인 산업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꿀 생태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다만 간과해선 안되는 게 있다. 치열한 시장 경쟁을 이긴 SW기업은 더 큰 이익을 얻어 글로벌기업으로 발전하고 경쟁력이 없는 기업이 도태되는 것을 각오하는 생태계 구축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생태계다. 수요자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상용SW 구매 확대가 그 출발점이다. 그릇된 업무 프로세스를 그대로 둔 채 이를 SW에 일일이 담으라고 요구해선 곤란하다. 외국기업에겐 하지 않는 이 요구를 국내 업체에게만 하는 것은 더더욱 안 된다. 우리 기업들도 수요자가 제값을 주고, 엉뚱한 요구만 하지 않는다면 외산 못지않은 상용SW를 만들어 낼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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