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환의 젊은 경제]이젠 스마트 무버다 <9>스마트 무버 되기 ⑤작은 실패를 값싸고 빠르게 이겨내라

사람들은 처음에 좋다고 믿었던 사업 아이디어나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을 끝까지 가져가려는 경향이 있다. 창업하는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다. 창업 초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잘 아는 기지(旣知) 범주(Known Knowns) 안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정한다. 그후 기업경영 과정에서 자기가 잘 모르는 인지(認知) 범주(Known Unknowns)와 미지(未知) 범주(Unknown Unknowns)에 직면해 새로운 도전을 받게 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해 나가면서 차츰 성공으로 향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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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최초의 비즈니스 모델만 계속 고집한다면 바깥세상을 보지 못하는 우물 안 개구리로 전락하게 된다. 스마트 무버(Smart Mover)에게 결정적인 위해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이 우물 안 개구리식 사고방식과 자신이 처음 생각한 것이 옳다고 마지막까지 남에게 증명해보이고 싶은 심리 즉, 오기(傲氣)다. 이들을 빨리 버릴 수 있어야 한다. 틀린 것은 틀렸다고 빨리 인정하고 그것을 능동적으로 수정해 나가는 것이 성공의 요체다.

벤처 사업가이자 투자자로도 유명한 조시 코플만(Josh Kopleman)은 그의 블로그 `값싼 실패 (Failing Cheaper)`에서 “반복되는 실패는 창업 과정의 본질”이라 이야기한다. 유튜브를 위시해 수많은 성공 벤처기업이 지금 영위하는 사업은 창업초기의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었다. 유튜브의 최초 비즈니스 모델은 영상 데이트 사이트였다.

코플만은 창업 아이디어나 비즈니스 모델 대부분이 실패의 수순을 겪게 되며, 성공은 그 실패를 토대로 시장에 맞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했을 때 얻어진다고 말한다. 그는 “거듭되는 실패 속에서 시장에 맞춰 배우고 변모하는 과정들을 얼마나 값싸고 빨리 수행할 수 있는지가 벤처 성공의 열쇠”라며 벤처 성공 이면엔 `값싼 실패`의 과정이 있다고 강조한다.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때로 도전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실패의 쓴맛도 보게 된다. 이때 어떻게 해야 실패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고, 실패를 통해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실패한 사업방향을 어떻게 능동적이면서도 빨리 수정할 수 있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린다. 즉, 작은 실패를 두려워할 게 아니라 반면교사로 삼아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최초의 비즈니스 모델이 무조건 옳다고 고집하며, 뚝심으로 밀어붙여 언젠가 크게 한 건해내고야 말겠다는 맹목적인 사고방식을 두려워해야 한다.


실패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수정해 나갈지에 대한 방법론을 생각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트랜드를 다루는 전문지 와이어드(Wired)는 `어떻게 실패로부터 배울 것인가(How to fail?)`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그 해법을 제시했다.

먼저 `잘못한 것을 받아들여라(Accept Defeat!)`라는 글에서 “사람들은 주어진 상황을 모두 똑 같이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나머지는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개념을 경제·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만은 WYSIATI(What You See Is All There Is)라고 표현했다. 보는 이의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라는 의미다. 그래서 실패에서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라는 과신에서 벗어나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관점에서 실패를 분석하고, 외부의 관점을 도입해 수정을 거듭해 나가야 한다.

구체적 방법론으로 와이어드는 첫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자신이 지금까지 가졌던 가설을 재검토하고(Check your assumptions), 둘째 그것에서 무시됐거나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사항을 찾아내고(Seek out the ignorant), 셋째 다양한 관점을 수용해(Encourage diversity), 넷째 자신이 아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관점에서(Beware of failure-blindness)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스마트 무버는 실패를 두려워 않고, 그 실패를 값싸고 빨리 이겨내도록 노력하며, 이로부터 많이 배워서, 나보다 앞서 있는 선도자(Fast Mover)를 뛰어 넘어서는 청출어람이 돼야 하는 것이다.

서울대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초빙교수 dwight@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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