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콘텐츠 산업의 성장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 지원 정책도 한몫했다.
우리 정부는 모태펀드 투자, 완성보증제도 운영 등 지속적인 금융 지원으로 콘텐츠 투자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콘텐츠산업은 최근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을 이끌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콘텐츠산업 금융 지원 중심축인 모태펀드는 올해 기금이 1조원을 넘어섰고 수혜기업도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산업에 대한 투자 절대량이 여전히 부족하고 투자 분야가 한정된 점은 문화콘텐츠의 다양화를 가로 막고 있다.
일례로 `뽀로로`가 인기를 끌던 2010년에는 애니메이션에 투자금이 몰렸고, 영화가 흥행할 때는 영화로 투자금이 쏠렸다. 모태펀드가 민간 시장자금과 매칭해 운용하는 특성 때문에 정부의 정책의지가 100% 반영되기 어렵고 영세 콘텐츠 기업에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는 문제점이 불거졌다.
해당 기업의 신뢰도와 기술력을 기준으로 콘텐츠 완성을 보증하는 완성보증제도도 지난 2009년부터 시행돼 확대중이다. 하지만 영세한 기업이 많다보니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이 많지 않아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지 않는 형편이다.
정부가 콘텐츠공제조합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두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우리나라에 60여개 운영되고 있는 각종 공제조합은 조합원으로부터 출자를 받은 후 신용보증과 투·융자를 시행한다.
일본은 복수의 사업자가 투자해 콘텐츠 금융투자 임의조합을 세우고 시행초기에는 중소·벤처기업에 저작권 등이 투자 대상으로 포함되면서 콘텐츠 제작 투자에도 활용되고 있다.
일본은 콘텐츠 금융투자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 설립도 활발하다. SPC는 일정한 목적에 따라 재산 관리, 처분 등을 할 수 있어 사업자금 조달 시 권리주체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은 자유금융펀드(FFF), 프랑스는 영화보증제도(IFCIC) 처럼 정부·민간 공동 출자로 콘텐츠산업 보증기구를 조성함으로써 은행에 콘텐츠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JP모건 등이 미국 콘텐츠 산업 금융시장의 80% 이상을 책임지는 것도 전문화된 보증기구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콘텐츠산업에 경험이 풍부한 인력들이 산업 특유의 위험에 대해 평가를 하면서 다양한 담보 형태를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태호 한국채권연구원 이사는 “우리나라 콘텐츠산업은 영세한 업체가 많고 도산이 빈번해 자생력을 확보하기 이전에 자금을 대여할 경우, 콘텐츠공제조합 또한 부실해질 가능성이 있는 점은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단순히 대출, 융자 외에도 세액공제와 대출 연계 제도 도입 등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