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예비역 병장 신혜권의 미래전읽기]무인정찰기가 적에게 넘어간다면…

평양 모처에 위치한 북한의 정예 해커부대. 특수훈련으로 무장된 요원들이 치밀한 계획을 수립, 작전에 돌입한다. 바로 남한 지역을 정찰하는 미군의 무인정찰기를 해킹으로 나포하는 작전이다. 이들은 이미 오래 전에 중국을 거쳐 제3국에 위치한 서버를 통해 미8군 항공대 운항정보 시스템에 무인정찰기 운항 비밀정보를 빼내기 위한 악성프로그램을 심어둔 상태다. 6월 25일에 맞춰 본격적인 작전을 시행, 운항 비밀정보를 빼낸 후 무인정찰기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접속, 김포 상공을 운항하던 정찰기를 나포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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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가상의 이야기다. 상상만 해도 끔직한 이야기다. 실제로 이러한 상상과 유사한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011년 12월 이란 영토를 정찰하다 이란군에 나포된 무인정찰기가 해킹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해커들은 미국 보안업체를 해킹, 암호화를 풀 수 있는 마스터키를 입수해 항공기 제조·운영업체에서 운영정보를 빼냈다는 것이다. 이를 가지고 미국 공군기지에 접속 무인정찰기를 나포했다고 한다. 이 역시 아직은 추측에 불과하다.

해킹으로 비행기를 나포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밝혀진 사례는 없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가능한 이야기로 받아들인다. 무인정찰기 내 소프트웨어(SW) 탑재 비율이 70% 이상을 넘어가고 있어 얼마든지 원격 조정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 심지어 무인정찰기 내비게이션이나 통신 시스템 등 외부 망과 연결된 시스템으로 접속, 직접 조정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무인정찰기는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채 위험한 적진 깊숙이까지 침투, 정찰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첨단 항공 무기체계로 각광받는다. 이러한 무기체계가 하루아침에 적의 손으로 넘어간다면 아무리 첨단이라도 오히려 해만 될 뿐이다.

국방 선진국들은 앞다퉈 수많은 SW를 탑재한 항공 무기체계뿐 아니라 유도·지상무기 등 다양한 첨단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상상속의 이야기가 현실의 우려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이제 정보보호 체계는 책상 위에 있는 PC나 데이터센터 내 서버와 네트워크뿐 아니라 하늘을 날아다니는 무기체계에도 적용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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