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이전기술 실체 있나" 공방…계약도 일방해제 `갑의횡포` 논란

# 지난 5일 광주과학기술원 행정동에 난데없는 소요가 일었다. 기술이전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워 온 광주의 한 중소기업 사장이 계약금 환급을 요청하면서 GIST 직원들과 말다툼이 시작됐다. 몇 차례 고성이 오가더니 급기야 양측이 경찰까지 불렀다.

"GIST 이전기술 실체 있나" 공방…계약도 일방해제 `갑의횡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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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광주과학기술원 행정동에서는 기술이전 문제를 놓고 중소기업과의 문제가 확산되자 경찰이 출동, 고소고발 상황까지 이어졌다.

이들은 “GIST가 약속한 계약금 1500만원을 돌려주지 않는다” “행정처리가 지연돼 늦어졌을 뿐 학교가 돈을 떼어 먹겠냐”며 목청을 높였다. 감정이 폭발하면서 고소, 고발전으로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GIST는 은행업무 시간 연장까지 해가며 계약금을 돌려줬다.

귀책사유를 중소기업에 돌리며 계약해제를 통보했던 GIST가 행정절차를 건너뛰면서까지 서둘러 계약금을 돌려준 이유는 무엇일까.

수백억원의 정부예산이 투입된 광주과학기술원 과학기술응용연구소(이하 GTI)가 최근 광주지역 A중소기업과 맺은 기술이전 계약을 놓고 `갑의 횡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힘의 논리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GIST가 `을`인 중소기업에 일방적인 계약해제를 요구하면서 `학계의 남양유업 사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GTI의 기술이전팀 핵심인력은 팀단위로 전원 퇴사했다. 인수인계 부실과 책임 떠넘기기 등 총체적 난맥상까지 드러났다.

문제가 확대된 것은 GIST가 최근 A사에 대해 이전기술 유효성 문제제기, 신뢰관계 저해 등을 이유로 계약해제를 통보하면서부터다. A사는 결국 모든 권리를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사건의 시발점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GTI는 A사를 찾아 퇴행성디스크 진단기술 계약을 요청했다. 이 시기는 GTI가 1년 성과를 집계하는 상황이라서 실적관리가 최대 이슈였다.

GIST의 공신력을 믿은 A사는 1차 선급금 1500만원을 지급하고 곧바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기술이전은 수개월간 지지부진했다. 담당 직원들이 모두 퇴사하면서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초 약속한 기술검증이 지연되면서 “기술이 있느냐, 없느냐”가 논란이 됐다. 이 기술은 모터를 이용해 자동으로 퇴행성 디스크를 치료하는 특허기술이다.

A사가 수회에 걸쳐 유효성 문제를 제기하자 GIST는 하루에 90분씩 이틀간 기술을 이전 받으라고 알려왔다. 하지만 역시 핵심기술은 빠진 상태였다.

A사 대표는 “없는 기술을 마치 가지고 있는 것처럼 속여 계약을 맺고 수개월간 기술이전을 하지 않아 피해를 보고 있다”며 “담당 교수와 일부 연구원으로부터 우리가 원했던 핵심기술이 없다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GTI 핵심인력이 올해 초 무더기 퇴사하면서 이들이 기술이전 회사를 설립하자 “수백억원 들여 인력을 키우나 마나”라며 “당장 GTI 무용론까지 대두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GIST가 부서 간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면서 볼썽사나운 모습마저 연출되고 있다”며 “총장실 무단침입을 비롯해 경찰고소, 미래부 민원제기 등 홍역을 치른 GTI가 사실확인 책임을 홍보팀으로 떠넘기면서 책임소재를 놓고 `니탓 네탓` 공방이 가열되는 등 내부 직원 간 감정대립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GTI 관계자는 “기술은 있다. 해당업체가 선급금을 납부하지 않고 총장실을 무단침입하는 등 막무가내식으로 나온 것이 계약해제의 배경이다. 자세한 내용은 홍보팀을 통해 협의하라”며 “언론에서도 취재를 하려면 공식적인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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