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중심이던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가 모바일·인터넷으로 변신하면서 세계 투자자의 발길을 끌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 않는 특유의 도전 정신과 창의력이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AP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주 먹거리가 반도체·통신장비에서 모바일·인터넷 산업으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IVC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현지 스타트업의 4분의 3이 모바일 혹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5년 전 만해도 절반 이하였다. 세계 모바일·인터넷 산업에 빠르게 적응한 이스라엘은 세계 IT 투자자의 최우선지로 떠올랐다.
해외 투자자들은 이미 이스라엘의 변화를 감지했다. 미국 국가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이스라엘 인터넷 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8500만달러(969억원)에 이르러 최고점을 찍었다. 미국 벤처 투자업계의 이스라엘 투자는 2009년 글로별 경기 회복기 이후 시작됐지만 빠르게 늘었다. AP는 “이스라엘은 실리콘밸리의 뒤를 잇는 세계 최고의 기술 벤처 투자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구글이 10억3000만달러(1조1758억원)에 이스라엘 지도 스타트업 `웨이즈(Waze)`를 사들이면서 현지 인터넷 붐 확산에 불을 지폈다. 이스라엘 웹 서비스 스타트업 윅스(Wix)의 니르 조하르 대표는 “구글의 웨이즈 인수 이후 모바일·인터넷 산업으로 이동은 더 빨라졌다”며 “더 많은 외국인 투자자가 이스라엘 창업가에게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대부분이 개발 초기부터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둔다. 세상에 없는 것을 창조하겠다는 강력한 스타트업 문화도 갖고 있다. 모바일·인터넷 산업과 높은 시너지를 내는 경쟁 요소다.
AP는 “이스라엘 스타트업은 처음부터 미국을 타깃으로 제품을 개발한다”며 “세계에 통하는 제품을 준비해 놓고 해외 투자자를 끌어 모은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의 주요 IT 벤처투자기업인 예루살렘벤처파트너 우리 아도니도 “우리는 내수 시장이 없다”며 “창업 첫 날부터 해외 시장을 목표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모바일·인터넷 산업에서 고유의 도전·창의 정신은 빛을 발한다.
IVC리서치센터의 마이클 아담은 “이스라엘 스타트업은 `미쳐보자. 세상에 완전히 없는 것을 만들자`는 각오로 시작한다”고 전했다. 웨이즈가 세계 5000만명 사용자가 보내는 실시간 데이터를 접목해 신개념 소셜 지도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정신이 뒷받침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