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융성, 콘텐츠가 만든다]목마른 콘텐츠 기업 위한 금융지원 절실

콘텐츠산업을 위한 금융 제도는 아직 열악한 상황이다. 영국이나 프랑스, 미국 등 이른바 콘텐츠 선진국에서 관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하고, 폭넓은 금융제도가 존재하는 것과 대비된다.

콘텐츠 산업은 파급효과가 큰 산업이다. 예를 들어 성공적으로 만들어진 영화 한편은 단순히 그 영화산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IPTV, 이동통신, 스마트TV, 기업 마케팅 등 다양한 산업으로 영향이 확장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의 만국 공용어인 행동과 배경을 통해 세계 속에서 문화로 또아리 튼다.

우리나라에도 콘텐츠 산업을 지원하는 펀드나 대출이 있지만 다양성을 확보하기엔 규모가 작고 특정분야에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심하다.

실제 대-중소기업간 상생을 위해 마련된 동반성장 지원사업에서 차세대 콘텐츠 기업에 대한 비중은 61억원에 불과하다. 대부분 제조분야 연구개발에 집중된 결과다. 전체 콘텐츠 기업 중 87%가 매출 10억원 미만, 종사자 92%를 차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가 중심이 돼 조성된 펀드는 운용자금이 올해 1조원에 달하지만 수익을 내야 하는 특성상 영세 콘텐츠기업에는 높은 문턱이다.

KT,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콘텐츠산업 지원행보에 나섰지만 모바일 관련 분야에 치우쳐 있다.

금융권에서는 IBK기업은행 정도가 나서는 정도다. IBK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문화콘텐츠 금융제도 마련에 나선 데는 수장인 조준희 행장의 의지가 컸다.

조 행장은 “2002년 일본 근무시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고 나서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 중 하나가 바로 `문화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작품 제작에 다수의 한국인 애니메이터가 참여해 우리에게도 문화콘텐츠 산업을 발전시킬만한 충분한 역량과 뛰어난 유전자가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2010년 행장에 취임한 그는 2011년부터 3년간 4500억원을 순차적으로 영화, 드라마, 공연, 애니메이션·캐릭터 등 콘텐츠에 투자 중이다. 지난해 1월 문화콘텐츠사업 전담부서를 신설했고 최근에는 미국 할리우드 금융 90%를 책임지는 JP모건과 협약도 체결했다. 민간지원과 함께 대중소기업 상생이 필요한 콘텐츠 분야에 주춧돌을 놓은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콘텐츠 업계는 자금 지원에 목말라 있다. 문화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해 일반인 깊숙이 문화로 퍼지기 위해서 개인의 창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쏠림현상을 낮춰야 한다. 민간 기업은 수익성을 쫓을 수밖에 없는 한계를 고려할 때 제도적인 뒷받침이 돼야 한다.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돈을 공급하는 금융 시스템 마련”이라며 “오는 10월 발족을 목표로 준비 중인 콘텐츠 공제조합은 중소 콘텐츠기업들에 필요한 자금을 제때 공급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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