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전자책 시장,무엇이 문제인가

탈출구 못찾는 전자책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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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은 아직 외국에 비해 성장 속도도 느리고 규모도 크지 않다. 업계는 전자책 뷰어 호환이 되지 않고 동시 출간되는 전자책 콘텐츠가 적은 점을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금융투자업계와 토러스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전자책 시장은 지난해 3250억원 규모다. 2010년까지 1000억원대에 머물렀던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 규모는 2011년 2891억원, 2012년 3250억원으로 조금씩 확대됐지만 작년까지 큰 폭의 성장은 없었다.

반면, 전세계 전자책 시장은 우리나라에 비해 높은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다국적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글로벌 전자책 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2009년 50.6%, 2010년 56.8%, 2011년 64.9%, 2012년 48.5%에 달했다. 전체 출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우리나라는 아직 1∼2% 수준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시장은 작년 7.3%에 달했다. 스마트 기기의 확산으로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도 외국처럼 성장 가능성은 있지만 디지털저작권관리(DRM) 호환성, 부족한 콘텐츠 등 여러 장애요인이 가로막고 있다.

◇DRM 제각각, 뷰어 호환이 안된다

교보문고, 예스24 등 전자책 업체가 판매하는 콘텐츠는 DRM이 달라서 다른 기기에선 호환이 되지 않는다. 각 업체가 제공한 뷰어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 DRM은 콘텐츠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불법 복제 등을 방지하는 장치다. 이를 적용한 전자책 콘텐츠는 인증된 플랫폼 안에서만 내용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스24 전자책 단말기 `크레마터치`를 이용하는 독자는 교보문고에서 나오는 전자책을 읽기 위해서는 교보문고 `샘`을 또 다시 사야 한다.

스마트 기기도 예외는 아니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로 전자책을 읽고 싶다면 각 업체 뷰어를 모두 설치해야 한다.

◇DRM 호환 기술 10억원 들였지만 사용 기업 없어

다수의 DRM을 하나의 뷰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있다. 교보문고, 파수닷컴, 한국 이퍼브, DRM인사이드, 한글과컴퓨터와 저작권위원회가 2011년부터 올해 3월까지 DRM 호환 기술 개발에 착수, 완성했다. 국제표준 이펍 기반의 `e북 DRM 표준 레퍼런스 소프트웨어 기술개발` 사업으로 2년 동안 10억원을 투입해 만들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표준도 됐으며 참조 소프트웨어도 있다.

그러나 사용하는 기업은 없다. 기술 개발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기술은 있지만 상용화되지 않는 이유를 비용문제로 꼽았다. 관계자는 “업체 입장에서 보면 표준화된 규격을 업그레이드해야 되는데 비용이 높을 수 있어 선뜻 고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표준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 활발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자책 콘텐츠 부족…동시 출간 서적 적어

전자책 콘텐츠가 적은 점도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이 넘어야할 큰 산이다. 2011년 12월까지 한국전자출판협회에서 인증을 받은 전자출판물 274만3302건 가운데 순수하게 종이책 단행본이 전자책으로 출간된 것은 전체의 5% 미만(10만여건)에 불과하다.

로맨스, 무협지 등 장르소설 전자책 시장은 특화돼 있지만 종이책과 전자책 동시 출간수는 여전히 적다. 전자책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베스트셀러 대부분이 전자책으로 나오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베스트셀러 20권 중 한두권 만 전자책으로 나오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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