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월 10월 농심은 싸이를 `신라면 블랙`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싸이가 빌보드 차트 2위까지 오르면서 세계 스타로 발돋움할 무렵이다. 기대는 적중했다. 북미지역에서만 사용하던 싸이의 광고는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신라면 블랙의 판매는 30% 늘었다.
K팝과 한류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경제적 파급효과도 커지고 있다. 이는 싸이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카라, 빅뱅, 2PM 등 가수들은 물론이고 로보카 폴리 캐릭터까지 기업 마케팅에 활용하면서 사회 곳곳에서 경제적 성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문화콘텐츠와 기업 마케팅이 결합하면서 성공적인 `윈윈 성과`를 만들고 있다. 특히 한류마케팅을 해외기업도 활용할 태세여서 기대는 더욱 크다.
◇한류 스타 마케팅 매출 견인
유튜브를 타고 빌보드 2위에 오른 월드 스타 `싸이` 외에도 가수와 배우 등 우리나라 한류 스타는 일본과 동남아는 물론이고 유럽과 북미까지 위세를 떨치고 있다. 우리 기업의 해외 매출 성과에도 한몫하고 있다.
일본의 중저가 의류브랜드 유니클로는 한류 아이돌 스타 `빅뱅`을 모티브로 티셔츠 시리즈를 만들어 일본과 한국에 동시에 팔았다. 한정판인 이 티셔츠는 일본 출시와 동시에 매진됐다. 이 제품은 유니클로 역대 티셔츠 중 단일 판매 수량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화콘텐츠 업체와 의류 업체간 협업 사례도 있다. JYP는 의류패션 기업과 지난해 11월 패션상품 앨범을 제작했다. 의류와 패션 상품에 JYP음악, 스타화보, 할인쿠폰, 양방향 통신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옷을 구입한 후 콘텐츠 QR코드를 스캔하면 음반을 다운받을 수 있다. 업체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도 즐긴다. 시장의 폭발적 반응으로 JYP는 1차 주문 금액으로 4곳 업체로부터 약 41억원의 매출 확보했다. 해외 추가주문으로 상반기에만 100억원대 매출을 바라본다. 식음료 업체 청정원의 홍초 판매사례는 제품 판매와 문화적 이미지 연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청정원은 2011년 일본내 홍초판매를 위해 당시 인기절정이었던 `카라`를 모델로 기용했다. 판촉 결과 지난 2010년 14억원에 그쳤던 매출은 2011년 5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이 40배나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한일 관계가 냉각하면서 홍초 판매는 급감했다.
◇한류, 스타 마케팅 넘어 문화로
콘텐츠 마케팅의 효과가 시장에 퍼지면서 문화콘텐츠를 마케팅뿐 아니라 기업 문화와 사회적 책임 등 다양한 방향으로 접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4월 서울과 전국 광역시 초등학교 돌봄 교실에서 `로보카 폴리와 함께하는 교통안전 교실`을 실시했다. 최근 어린이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 캐릭터인 `로보카 폴리`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안전교육이다. 현대차와 로이비쥬얼이 공동 제작한 교육용 애니메이션이 활용됐다.
어린이들 사이에 `폴 총리`로 통하는 `로보카 폴리`의 인기를 저학년 초등학생의 안전교육에 사용한 것이다. 현대차로서는 어린이 안전 교육을 책임지는 기업이란 이미지를 심는 동시에 어린 세대에게 `폴 총리`를 통해 현대차에 대한 호감을 높인 셈이다.
문화 콘텐츠로 기업내 결속력을 다지는 기업도 있다.
SK텔레콤은 직원들에게 본사 1층 로비에서 한 달에 한 번 `퍼너자이저(fun and energizer)`라는 행사를 개최한다. 로비에 임시무대를 만들고 유명 가수나 아티스트를 초청해 공연을 갖거나 영화 상영 등 문화행사에 콘텐츠를 활용한다.
또 포스코건설은 인도네시아 사회공헌 활동으로 학교 개·보수와 멀티미디어실 지원, 한류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시청각 기자재 지원은 물론 문화교류 축제행사를 열어 한류문화 소개와 양국 문화교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정부·대기업 뒷받침해야 꾸준한 성과 이어져”
최근 한류 콘텐츠가 국내 기업의 경영과 문화에 접목되면서 자생력을 키우고 있지만 성장을 위해선 더 많은 자양분이 필요하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 콘텐츠 기업의 동반 성장 사례가 꾸준히 형성되지만 아직 국내 콘텐츠 기업 상당수가 열악하고 대-중소기업간 플랫폼을 둘러싼 마찰도 빈번하다.
고정민 홍익대 교수는 “한류활용이 기업과 사회전반에서 활성화돼 문화로 꽃피우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인 콘텐츠 기업과 이를 활용하는 대기업과 사회간 건강한 산업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류붐으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이미지와 충성도가 높아지면 수출이 확대되는 효과를 얻는 대기업도 콘텐츠 활성화에 한 몫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기업을 위한 자금조성 등에 대기업 참여와 콘텐츠기업과의 공동 프로젝트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태호 한국채권연구원 이사는 “문화콘텐츠 산업은 규모가 영세하고 리스크가 큰 산업인데 정부의 금융지원은 다른 산업에 비해 미흡하다”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상상력과 창의력이 가장 잘 표현되는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