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추진 중인 육·해상 풍력발전사업이 주민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일부 사업은 주민들이 사업자와의 대화마저 거부하면서 전체 사업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대규모 실증사업에 참여하는 풍력발전기 제조업계는 수조원의 개발비를 들여 만든 풍력발전기의 실증이 무위로 돌아갈까 전전긍긍이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남해 해상풍력사업 관련 주민 보상협상체결이 이뤄지지 않는 등 순항의 돛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서남해 해상풍력개발사업은 2019년까지 3단계에 거쳐 총 2.5GW 규모의 실증단지-시범단지-확산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1단계로 국내기업이 제조한 해상풍력발전기를 실증하는 100㎿규모 단지 조성이 내년 시작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해상풍력(한국전력, 발전6개사 SPC)은 내년 3월까지 실증단지 구역 내 어로 축소에 따른 어업권보상을 끝마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한국해상풍력은 현재 보상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민이 협의체 구성을 거부하면서 대화 창구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고창 주민을 대상으로 실증단지 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한국해상풍력 관계자는 “주민들이 해상풍력단지 사업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협의를 시작하는 것이 순서지만 아예 관심을 갖지 않는 분위기”라며 “통상 사업자와 주민사이 대화창구가 만들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이마저도 어려워 내년 3월까지 보상협정체결은 힘들 수도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주민동의에 이은 보상협정체결은 사업추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환경영향평가와 개발인허가의 필수 절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증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풍력발전기 제조 기업은 사업지연에 따른 피해를 우려한다.
실증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현대중공업, 효성, 두산중공업, 삼성중공업은 각각 5.5㎿, 5㎿, 3㎿, 7㎿급 해상풍력발전기를 개발하고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별로 많게는 1조원 이상의 개발비용을 들여 제품을 개발했지만 실증이 늦어질수록 경영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11년 정부가 해상풍력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의욕적으로 발효한 사업계획이 지금은 추진력은 잃은 것 같다”며 “사업주체별 역할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부의 의지가 더욱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남부발전, 삼성중공업 등이 강원도 정선에서 추진하는 정암풍력사업도 최근 주민반대에 부딪혀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강원카지노, 하이원 스키장, 오투리조트, 공장, 야적장 등 이미 개발이 진행된 지역에서 추진하지만 환경훼손을 우려하는 지역단체의 반발에 발목이 잡혔다. 현재 환경성평가를 앞두고 있어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서남해 해상풍력 사업의 경우 실증사업 일정이 크게 늦어지거나 주민반대로 장기간 표류한다면 발전기 개발에 들어간 비용은 사실상 매몰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사업이 환경, 어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체계를 마련하지 않으면 자칫 밀양송전탑 사태처럼 정부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표/ 서남해 해상풍력 추진 계획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최호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