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선명(UHD) LCD 패널 가격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중국과 대만 업체들이 UHD LCD 시장을 주도해 가면서 어느 정도 가격 하락은 예상됐었다. 하지만 가격 급락세가 너무 빨라 현 추세라면 내년에는 고품질 풀HD LCD 패널보다 더 저렴한 UHD 패널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같은 크기에서 풀HD LCD 패널과 보통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UHD LCD 패널의 가격이 올 연말에는 최소 1.2배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는 UHD LCD 가격 전망을 재조정했다. 올 초만 해도 39인치 UHD 패널 평균 가격이 올 1분기 풀HD LCD 패널의 1.8배에서 4분기 1.5배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에는 올 4분기 전망치를 1.25배로 낮췄다. 55인치 UHD 패널 가격도 올 1분기 풀HD의 3.5배에서 4분기 2.0배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었으나, 1.3배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LCD 패널 가격 하락은 TV 판매가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AS를 위한 재고와 이에 따른 부가가치를 포함하면 TV 세트 가격은 조만간 거의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풀HD LCD 가격이 오히려 UHD 패널 가격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저가 UHD LCD 패널은 구동주파수가 60㎐, 컬러모드 8비트 수준으로 풀HD급 제품보다 사양이 떨어진다. UHD의 휘도나 구동 주파수 등 화질을 제외한 모든 성능이 개선되지 않은 채 대중화되는 셈이다. 풀HD LCD 패널 가격은 많아야 2~3달러 정도 등락하고 있는 반면, UHD 패널 가격은 폭락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UHD가 3차원(3D)처럼 기본 사양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기본 사양으로 자리잡더라도 소비자가 차이점을 실제 체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일반 가정에서 TV를 시청하는 거리(2~3m) 정도에서는 29~43인치당픽셀수(ppi)만 돼도 픽셀을 느끼지 못하고 또렷하게 글자를 인식한다. 55인치 풀HD는 40ppi, UHD는 두 배인 80ppi다.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제외해도 55인치 화면 크기로는 일반 가정에서 픽셀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이에 따라 UHD 시장을 둘러싼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 관계자는 “UHD 시장은 초기부터 중국과 대만 기업들이 주도하면서 가격 급락이 처음부터 예견된 수순”이라며 “대만·중국산 저가 시장과 한국산 고가 시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국내 업체들은 시장 수요에 맞춰 이원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HD 가격 전망 (단위 : 배)
출처 NPD디스플레이서치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