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술수준이라면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투자비 회수 기간이 결정질에 비해 10배나 빠릅니다. 시장에서 염료감응 태양전지가 점유율을 늘려나갈 것으로 확신합니다.”
30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제3회 성균 국제 태양광 포럼 참석차 한국에 온 마이클 그라첼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EPFL) 교수(성균관대 나노과학연구소 소장)는 “염료감응 태양전지 기술이 최근 급격하게 진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착안해 그라첼 교수가 1991년 직접 개발했다. 햇빛을 전자로 바꾸는 엽록소 대신 합성한 염료를 나노입자에 붙여 전기를 생산한다. 흡수율이 낮아 박막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최근 기술개발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효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와 그랏첼 교수 등이 유기·무기물 복합 반도체 염료(페로브스카이트)로 박막 태양전지의 광전변환 효율을 10%까지 높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라첼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를 적용한 염료감응 태양전지 효율은 현재 15%대에 올라섰다”며 “영국 G24I같은 기업은 이미 100㎿ 규모 염료감응 태양전지 양산구조를 갖추고 흑자를 내고있는 만큼 향후 결정질 태양전지와도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차세대 박막태양전지로 불리는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태양전지에 대해서는 “건물 유리 등 수직평면에 적용할 수 있는 태양전지로 염료감응 태양전지와 경쟁관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면서도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건물 내부를 볼 수 있는 투과성이 좋고 가격이 싸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CIGS보다 시장 점유율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동진세미켐, 호주 다이솔 등 태양광기업의 고문으로도 재직한 그라첼 교수는 기업과의 협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