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를 말한다]윤종용 지재위원장 "창조경제 걸림돌은 과도한 규제다"

대담= 강병준 경제과학벤처부장

윤종용 초대 지적재산위원장은 “창조경제의 주역은 청년”이라며 “우리나라 미래를 짊어진 이들에게 꿈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꿈이 있어야 열정과 도전정신이 생기기 때문이다. 윤 위원장은 “어릴 때부터 호기심을 갖는 교육이 중요한데 아직까지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창조경제를 실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24일 전자신문과 단독으로 만난 윤 위원장은 창조경제를 준비하는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을 하나씩 지목했다. 인터뷰는 강병준 부장과 대담 형태로 1시간 30분 가량 서울 역삼동 윤종용 지재위원장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꿈이 없습니다. 열정이 부족하고 도전정신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윤 위원장은 대담에 앞서 젊은이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대기업 입사경쟁은 치열해지면서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과 능력보다는 스펙 쌓기에 열중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일자리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지만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시달리는 게 현실이다. 윤 위원장은 “가장 도전해야할 젊은이들이 안정적이고 편안한 직업만 찾는다”며 “벤처·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지금 `직업 귀천`에 얽매인 것은 아닌가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일류기업이 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도 작고 변변치 못한 중소기업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기억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창조경제 본론 주제로 들어가자 `융합`을 화두로 꺼냈다. “첨단만이 창조경제의 주축이 아닙니다. 기술간 융합, 과학과 문화 융합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늘려 경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기본 창조경제 개념이지만 윤 위원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오해하지 말아야할 것이 있습니다. 창조가 항상 새로운 것에서 태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전통 산업과 창작물도 창의적 아이디어와 첨단기술을 접목하면 더 높은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를 만들고 창조경제에 기여하는 것은 결국 `고부가가치`이고 여기에 방점을 찍어야 합니다.”

지난 50여년 간 국민 소득이 90여달러에서 2만달러를 넘을 수 있도록 한 주역은 제조업 기반 전통산업이다. 전통 산업도 디자인을 고급화 시키고 품질 향상으로 자신만의 `이름(브랜드)`을 가질 수 있다. 세계 시장에서 수백년 간 살아남을 수 있는 제품은 `명품`이다. 윤 위원장은 “우리나라도 세계에 이름 날릴 수 있는 명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바라보는 창조경제는 기존 산업과 첨단 산업이 융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여기서 중요한 게 정부 역할이다. “창조경제는 1회성 정책이 아니고 긴 호흡에서 봐야합니다.” 창조경제를 정부가 이끌려고 한다면 정권이 바뀐 뒤 동력이 약해진다는 것이 윤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래서 창조경제는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실현돼야한다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정부는 민간 부문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존재”라며 “민간을 통해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연결시키는 지원자 역할을 하되 간섭은 최소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는가. 이 질문에 윤 위원장은 `일관성`을 꺼내들었다. 창조경제 실현 전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돼야한다는 의미다. 그는 “현 정부 내에 성과를 얻기 위해 단기적인 성과 도출만 급급해서는 안된다”며 “정부 출범시마다 정책 방향을 급격히 바꾸는 것도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창조경제는 박근혜 정부의 정치 슬로건이 아니라 정권을 초월해야한다. 윤 위원장은 “우리나라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가치로 발전시키는 것이 창조경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반기업 정서는 창조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기업은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합니다. 최근 경제민주화가 핵심화두로 떠오르면서 대기업 비판과 함께 규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분위기가 반기업 정서로 이어져서는 안됩니다.”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우리나라 규제 개선 경쟁력을 142개국 가운데 114위로 평가했다. 윤 위원장은 “이미 과도한 규제가 기업 경제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창조경제에서 외치는 1인 기업·벤처·중소기업도 기업 생태계 속에서 성장할 수 있다. 그는 “시장 경제 근간을 유지·발전시켜야 한다”며 “공정경쟁(Fair Trading)이 경제 민주화의 주 목적이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나누기가 한창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은 시간제 정규근로자 대폭확대 등 `잡 쉐어링(Job Sharing)`을 핵심으로 한다. 윤 위원장은 “삶의 질을 높이고 여성 사회참여를 높인다는 점에서 타당한 정책”이라면서도 “그러나 일자리 나누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자리 늘리기`”라고 강조했다.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이 말하는 창조경제 실현 방안

정리=

[창조경제를 말한다]윤종용 지재위원장 "창조경제 걸림돌은 과도한 규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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