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버리던 폐열도 자원으로 활용하자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 매어 쓰지 못 한다. 제대로 된 바느질은 바늘귀에 실을 꿰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는 속담이 있다. 쥐 잡는 일 외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고양이지만 그 손을 빌리고 싶을 정도로 바쁜 상태를 빗대 표현한다.

모든 일에 순서가 있다지만 에너지 분야는 다르다. 기존에는 버리던 폐열도 잘만 이용하면 훌륭한 에너지원이 되기 때문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올 여름도 전력사정은 살얼음판이다. 최근엔 하루가 멀다 하고 전력수급경보 체제에 들어간다. 예비전력이 500만㎾ 이하로 내려가면 전력 당국은 비상이 걸린다. 전력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 300만㎾나 200만㎾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예비전력에 따라 준비(500만~400만㎾), 관심(300만~400만㎾), 주의(200만~300만㎾), 경계(100만~200만㎾), 심각(100만㎾미만) 등으로 나눠 비상상황에 해당하는 조치를 취하지만 전력수요가 순식간에 늘어나면 속수무책이다. 지난 2011년 9·15 순환정전도 블랙아웃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고육책이었다.

전력대란은 올 겨울이 더 문제다. 이상 기온으로 올 겨울 전력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은 한계가 있다. 전력난을 해갈해 줄 대형 발전소가 준공되는 시기는 대부분 내년으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버려지던 폐열과 잉여열 등을 모아 난방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기업·단체 등 25기관이 참여하기로 했다고 한다. 미활용 열에너지를 합리적으로 이용하고 기술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수도권 서부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산업 폐열과 발전배열, 폐기물 에너지는 연간 1400만G㎈에 이른다. 가구당 연간사용량(10.4G㎈)을 감안하면 138만호에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양이다. 효율적으로만 이용하면 난방요금 인하도 기대할 수 있다.

계획대로 올해 말까지 실태조사 연구용역과 사업타당성 검증을 거친 후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열에너지를 적기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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