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보다 유지비나 통행료 싼 탓
차 한대를 여러 명이 같이 쓰는 `라이드 셰어링(ride sharing)`이 확산일로를 걷는 유럽과 달리 미국에서는 찬밥 신세다. 미국은 유럽보다 자동차 유지비나 통행료가 싸기 때문에 굳이 다른 사람과 차를 공유할 필요성이 낮은 탓이다.
프랑스 라이드 셰어링 스타트업 블라블라카 프레데릭 마젤라 사장은 27일 기가옴과 인터뷰에서 지난해까지 300만 회원이 가입했으며 연말까지 3배가 넘는 100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매달 서비스 사용자는 60만명에 이른다. 경쟁사인 유로스타의 매달 이용자는 90만명이다.
유럽 시장이 급성장하는 반면 미국에서 라이드 셰어링 서비스 업체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수년간 미국 라이드 셰어링 시장을 공략해온 스타트업 짐라이드는 지난해 렌터카 서비스로 주 사업을 전환했다. 짐라이드뿐만 아니라 대다수 업체가 매출 정체로 고민한다.
마젤라 사장은 미국 라이드 셰어링 시장이 크지 못하는 이유는 자동차 구매비와 유지비, 통행료가 유럽보다 저렴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미국인들은 라이드 셰어링으로 비용을 줄이는 데 관심이 낮다. 낯선 사람과 동승하는 것을 꺼려하는 심리도 한몫을 차지한다.
마젤라 사장은 “서비스 업체가 신뢰를 기반으로 사용자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구성하면 이런 우려를 줄일 수 있다”며 “라이드 셰어링은 세계적 추세이기 때문에 머지않아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도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드 셰어링은 개인 소유 차를 다른 사람과 함께 타는 카풀과 달리 서비스 업체 차를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필요할 때마다 시간 단위로 빌려 쓰거나 장거리 여행을 할 때 목적지가 같은 사람끼리 함께 차를 탄다. 비용과 교통 혼잡을 줄이고 탄소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어 유럽에서는 모바일 기반 라이드 셰어링이 확산 중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