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포럼]"자동차, ICT와 융합해 혁신적인 경쟁력 확보해야"

창조경제포럼(의장 이기태) 6월 조찬간담회가 25일 서울팔레스호텔에서 `창조경제시대 자동차 산업 발전전략`을 주제로 개최됐다. 창조경제포럼이 지난달 발표한 12대 핵심 산업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상상력과 ICT·과학기술을 창의적으로 결합하고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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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태 포럼 의장(연세대 특임교수)은 “지난해 자동차 산업은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700억달러를 돌파했고, 관련 업체가 3600여개, 종사자가 30만명에 달하는 국가 기간 중추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국가 브랜드 역량 강화와 경제적 파급효과, 일자리 창출 등 창조경제 모델 구현에 가장 적합한 업종으로 부가가치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도록 미래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일본 도요타는 자동차 생산구조를 전체적으로 정교하게 만들어 적시 생산(just in time)뿐만 아니라 불량이나 오류를 줄였고, 결국 이를 토대로 미국의 포드나 벤츠와 자웅을 겨루게 됐다”며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도 ICT를 접목해 친환경, 안전, 연비의 대폭 개선 등 혁신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도 참석, 국회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전광민 한국자동차공학회장의 `한국 자동차산업 발전 전략` 주제 발표에 이어 학계, 산업계 전문가들이 열틴 패널 토론에 벌였다.

◇사회 : 이종욱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

◇토론 : 강성주 미래창조과학부 융합정책관,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항공과장, 유지수 국민대 총장, 선우명호 한양대 부총장, 허경 자동차부품연구원장, 주영섭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빙교수, 장원호 KT 상무

창조경제포럼 패널 토론 참석자들은 자동차와 ICT 산업 융합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토론에서는 건전한 융합 생태계 조성을 위한 `완성차 및 부품업체 동반성장 전략` `형식승인 제도 개선` `스마트카 연구개발 전략` 등이 주요하게 거론됐다.

◇이종욱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사회,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학회를 맡고 있다 보니,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상당히 많이 배운다. 최근 산학연관을 막론하고 창조경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자동차 산업이 굉장히 중요하다. 예전에 시카고대학 세미나에 가봤는데 혼자 있으면 밥을 안 준다. 무조건 같이 앉아야 한다. 결국 사람들이 모여서 대화를 하게 되더라. 자동차와 ICT 산업 전문가들이 만날 수 있는 이런 기회를 자꾸 만드는 것도 창조경제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강성주 미래창조과학부 융합정책관=미래부에서 이달 말까지 융합 연구개발(R&D)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 오늘 나온 토론 중 이미 반영돼 있는 것도 있고, 추후 반영해야 할 것은 반영하도록 하겠다. 권은희 의원(새누리당)도 오셨는데, 같이 법을 만들고 있는 것이 있다. 새로운 기술이나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형식승인 나오는데 지금 2년 정도 걸린다. 이것을 임시로 빨리 나올 수 있게 해보자는 취지다. 융합정책관으로서 보기에 자동차와 전자산업은 역사가 오래됐다. 융합을 하려면 어느 한쪽이 죽을 수도 있다. 좋은 의미로는 협업이지만, 그 과정에서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내년부터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촉진하는 사업을 할 것이다. 부처와 산학 및 연구계가 같이 노력하는 부분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지원 할 것이다. 의견 조율도 할 것이다. 다양한 주체들이 융합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항공과장=자동차 하나에 기계, 화학, ICT 등 기반 기술이 광범위하게 들어가 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대기업 지원 비율이 높으면, 연구개발(R&D) 예산이 깎인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안 움직이면 그 밑의 부품업체들은 굉장히 힘들다. 그런데 대기업 참여가 높다고 예산을 자꾸 깎으면 생태계가 안 돌아간다. 산업의 특성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ICT 업계 기술이 자동차 산업과 소통이 돼서 상호 윈윈하는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

◇유지수 국민대 총장=창조경제와 관련해 교육기관에서 항상 고민하는 것은 바로 인재 양성이다. 과연 어떻게 가르쳐야 융·복합 인재를 키워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대학에서 산업 수요에 맞는 인재를 길러내려면 교육 과정을 다 바꿔야한다. 스마트카는 융·복합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데 교육 현장에서는 실제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만들어내는데 자동차와 IT 전공교수들의 의견이 다르다. 그런 이견을 조정하는 것이 힘들다. 이럴 때 산학 협력이 중요하다. 기업은 대학에 산업에 맞는 교육을 해달라고 하면서 정작 교육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시간을 잘 안 낸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복합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특성화 대학 지원 등 정책 개선도 필요하다.

◇선우명호 한양대 부총장=통신 및 ICT 업계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자동차에 관심이 많더라. 하지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운용체계(OS) 중 주로 쓰이는 것이 QNX(유닉스계열)다. QNX는 원래 의료기기에 쓰이던 OS여서 신뢰성이 굉장히 높다. 자동차도 달리다가 멈춘다거나 오작동을 일으키면 안 되기 때문에 QNX를 가져다 쓴다. 통신 쪽처럼 문제가 생기면 OS를 껐다 켜는 식의 접근은 자동차 산업에서 허용이 안 된다. 구글은 자동차에 대한 백그라운드가 다르다. 360도를 보는 레이다를 이용해 3D맵 만드는데 1년 예산을 100억원쯤 쓴다. 그런 것을 하다 보니 자율주행까지 영역이 확장된 것이다. IT가 자동차 도와주는 건 좋은데, 안전 관련한 것은 도와주기가 매우 어렵다. 2025년까지 자율 주행 이슈가 굉장히 유행할텐데, 거기에 들어가는 센서 같은 핵심 장비 중 우리나라 것이 없다.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자동차 산업이 무엇을 할 것인가? 단기는 물론이고 중·장기적인 목표를 정확히 설정해야 한다.

◇허경 자동차부품연구원장=미래 자동차를 위한 기술발전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주력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들이 상생협력 시스템을 잘 만들어가야 한다. 기술개발 플랫폼을 비롯해 중소기업이 들어와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 국내 전자 업체들도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 기술적으로는 중견기업이 많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부가가치 있는 연구가 기대된다. 일자리도 많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R&D 지원 비용은 지금 구분이 돼있는데 현장에서는 불편함이 크다. 통째로 내려주고 알아서 사용하게 해야 한다.

◇주영섭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자동차 관련 사업을 추진할 때 한가지 패러다임으로 접근하면 답이 안 나온다. 안전과 핵심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부분은 개방하고, 안전 관련 부분은 통합 시스템이 될 수밖에 없다. 산업별 어프로치를 분리해야 한다. 자동차와 IT 서비스를 연계해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것은 창조경제를 위해 긍정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ICT 강국인데 자동차용 IT를 왜 못 하나”라는 섣부른 주장은 경계해야 한다. 또 현대·기아차를 도와주는 것을 터부시하는 문화가 없어져야 한다. 자동차는 중소·벤처기업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다. 특히 안전은 토털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절대로 세계적인 회사가 될 수 없다. 부품회사와 완성차가 다 함께 가도록 해줘야 한다. 현대오토넷이 다임러벤츠그룹에 부품을 납품할 수 있었던 것도 독일 업체와 협업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장원호 KT 상무=본질적인 영역에서 어떻게 일을 엮느냐가 중요하다. 통신 사업자나 자동차 업계는 고객 기반 서비스에서 강력한 힘을 얻는다. KT가 5월에 전기 택시를 선보였는데, 택시회사에 구체적으로 어떤 이익을 줄 수 있는 지 고민했다. 이 같은 고민의 결과로 택시 기사마다 20%씩 수익이 증가했다. 각 산업 레이어마다 수익 모델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각 층의 플레이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자동차가 창조적인 융합을 통해 파이를 글로벌하게 키워갈 것으로 기대한다.

-자동차 산업에서 ICT 및 중소기업 지원 늘려야

“정부의 자동차 산업 지원 정책에서 ICT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합니다.”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창조경제포럼에서 “융합을 생각하면, 당장 안 보이는 곳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안 보이는 곳`의 예로 스마트빌딩에서는 건물보다는 소프트웨어, 자동차 산업에서는 ICT 분야를 꼽았다. 권 의원은 또 “자동차를 기능성과 안정성으로 나눈다면 안정성에 더 힘을 싣는 것이 맞다”고 의견을 밝혔다.

권 의원은 특히 중소기업 위주의 자동차 산업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대·중·소 산업 생태계는 필요하다”며 “하지만 국가 R&D 예산은 한정적이고 되도록 중소기업이 시장에서 제 값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 자동차 R&D 전략이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을 배제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개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R&D 투자가 가능하다”며 “정부 예산은 중소기업으로 가서 중기와 대기업이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ICT와 자동차가 각자 산업군에서 보는 시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타협이 되면 좋지만 그것이 힘들다면 비중을 어디에 둬야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창조경제포럼 주제발표에서 전광민 한국자동차공학회장(연세대 교수)은 미래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자동차와 ICT 결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전광민 회장은 “자동차 업계 이슈는 크게 연비·환경·안전·편의 4가지로 요약된다”며 “이 모든 것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 ICT”라고 말했다.

전자제어가 확대되면 연비가 좋아지고 연료를 적게 사용하면서 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전자부품을 통한 안전장치 도입으로 수십중 추돌사고도 막을 수 있다. 자동차끼리 통신하거나(C2C) 자동차와 도로 인프라가 통신하면(C2I) 주변 인지능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로 인프라와 자동차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체계를 갖추면 교통체증 등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어 편의성도 크게 높아진다. 차량 내부 편의성이 높아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전광민 회장은 자동차와 ICT가 결합하면 △지능형 통신 시스템 △C2X 통신 △스마트폰 결합 △차량통신 보안기술 △센서 및 카메라 융합기술 △차량제어기술 △보험 등 법률문제 △표준화 등 다양한 분야 기술이 발전하는 한편 문제점도 발생할 수 있어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일본이 전기차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나라 가운데 하나지만, 충전기 표준이 미국과 유럽에 밀리면서 전기차 시장을 내준 사례를 들며 자동차 IT 융합을 위한 표준화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두 산업 간 융합을 위해 자동차 업계는 물론이고 정부 부처 간에도 벽을 허물고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광민 회장은 국토부 위주로 진행되는 스마트 하이웨이 사업을 예로 들며 “부처 간 협력이 이뤄지면 훨씬 효율적으로 스마트 도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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